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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의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플라티니 회장 진영에도 균열이 왔다. AP통신에 따르면 플라티니 회장의 비서실장 케빈 라무어는 무기한 휴직을 신청하고 사무실을 떠난 상태다. 회장 선거를 불과 4개월여 남겨둔 시점이다. 라무어는 플라티니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UEFA는 "이미 몇달 전에 9월 말 휴직을 하기로 합의가 된 사안"이라면서 "휴직 기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또 다른 플라티니 회장의 든든한 후원자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의 움직임도 노선을 달리할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은 2일 '플라티니 회장이 FIFA 차기 회장 선거(내년 2월 26일) 레이스에서 이탈할 경우, 바레인 출신인 셰이크 살만 AFC 회장이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셰이크 살만 회장은 대표적인 '친플라티니' 인사다. 그는 지난 7월 플라티니 회장을 차기 FIFA 회장으로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AFC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AFC 회원국은 최적의 단일 후보 플라티니 아래 뭉쳐야 한다"고 밝혀 물의를 빚었다. 또 플라티니 회장을 FIFA 회장 후보로 옹립하려는 불법 추천서를 AFC 회원국에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플라티니 회장의 의심스러운 돈거래가 확인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플라티니 회장이 선거에 안 나선다면'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스스로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건 플라티니 회장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플라티니 회장은 우군을 잃은 셈"이라며 "플라티니 회장은 향후 스위스 검찰 수사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대로라면 플라티니 회장이 FIFA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 사전 검증을 통과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29일 축구계에서 영구 퇴출된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처럼 플라티니 회장이 FIFA 윤리위원회의 중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마저 흘러나온다. 플라티니 회장이 흔들리며 반사이익은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가 보고 있다. 유럽 가맹국들은 '반 블래터' 성향의 인물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요르단 왕자는 지난 5월 FIFA 회장 선거에서 블래터 회장에 맞선 바 있다. 여론 정보에 누구보다 민감한 베팅업체들은 플라티니 회장을 예상 당선자 1순위 자리에서 지우고 그 자리에 후세인 왕자의 이름을 넣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베팅업체 윌리엄힐은 플라티니 회장의 당선 가능성을 3분의 1로 줄여 다시 배당률을 책정하기로 했다. 베팅업체 라드브록스는 후세인 왕자의 당선 확률을 25%에서 64%로 크게 올려 배당률을 매겼다. 역시 FIFA 회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역시 입지가 넓어진 상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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