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천-전남, 울산-서울, FA컵 4강전 테마는 '절친'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09-24 15:08


2015 KEB 하나은행 FA컵 준결승 미디어데이가
2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렸다. 서울과 울산, 인천과 전남이 준결승에서 만나게 된 가운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서울 최용수 감독과 윤주태, 울산 윤정환 감독과 김신욱, 전남 노상래 감독과 이종호, 인천 김도훈 감독과 김인성(오른쪽부터)이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9.24/

FA컵 4강전의 테마는 '절친'이다.

2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5년 하나은행 FA컵 4강 대진 추첨이 열렸다. 가장 먼저 조추첨에 최용수 서울 감독이 나섰다. 별을 꺼내 들었다. 두 번째 경기 원정팀에 해당하는 번호였다. 이어 다음 주자로 노상래 전남 감독이 나섰다. 노 감독은 2번을 뽑았다. 첫번째 경기 원정팀의 번호다. 윤정환 울산 감독이 3번을 뽑아들며 서울과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자연스레 인천과 전남이 맞붙게 됐다.

인천-전남, 울산-서울, FA컵 4강 대진은 각 감독과의 인연들로 얽혀 있다. 김도훈 인천 감독과 노 감독은 1970년생 동갑내기다. 사조직인 견우회 멤버이기도 하다. 올 시즌에도 상위스플릿을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서로에 대한 진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처음에는 뻔한 얘기들이 오갔다. 김 감독은 "친구간의 대결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노 감독은 "나도, 친구도 잘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두 감독의 자존심에 불이 붙는 질문이 들어왔다. '친구야, 나한테 이건 안돼'에 대해 물었다. 노 감독은 "현역때보면 나보다 좋은 모습 많이 보였다. 하지만 승부욕만큼은 내가 김 감독 보다 낫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김 감독이 응수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욕이 승부욕이다"고 웃은 뒤 "노 감독이 승부욕에서 앞섰을수도 있지만 결과는 내가 더 좋지 않았나"고 했다. 이 말을 들은 노 감독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지도자로는 내가 더 나을 수 있도록 하겠다."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최용수 감독과 윤정환 감독도 인연이 깊다. 최 감독과 윤 감독은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대표팀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윤 감독의 패스를 받아 최 감독이 마무리하는 장면을 여러차례 만들었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두 감독의 맞대결은 시즌 초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두 감독은 벼랑 끝 단판승부인 FA컵에서 만났다. 리그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는 최 감독과 달리 일찌감치 그룹B행을 확정지은 윤 감독이 더 간절해보였다. 윤 감독은 "현역 때 많은 골의 도움을 줬기 때문에 이제 받아야 한다. 구걸하는 것은 아니다. 정정당당한 경기를 통해 받아가겠다"고 했다. 최 감독은 "선수때 윤감독 덕에 더 빛날수 있었다. 고맙게 생각한다. 현재 내코가 석자다. 지난 시즌 준우승의 아픔을 지우고 싶다. 도움은 내가 받아야 한다"고 했다. 최 감독에게 '정말 윤 감독의 패스 때문에 좋은 공격수가 됐다고 인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들어왔다. 조심스럽게 마이크를 잡은 최 감독은 "나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슈팅본능 등 조그마한 장점 있었다. 내입으로 말하기 부끄럽다"며 수줍은 미소를 짓자 기자회견장에 웃음꽃이 피었다.

울산-서울전의 또 다른 키워드는 김신욱이었다. 김신욱은 인터뷰에서 "FA컵 상대로 서울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김신욱은 "4강이 아니라 결승에서 붙고 싶다는 얘기였다"며 발을 뺐다. 두 팀의 승부는 김신욱을 어떻게 활용할지, 어떻게 막을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감독은 "우리의 강점이자 약점이 신욱이다.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 감독도 "지난 몇년간 김신욱 트라우마가 있었다. 김신욱을 어떻게 막느냐 보다는 전체를 생각하겠다. 머리를 비울 생각"이라고 했다.

인천-전남, 울산-서울의 FA컵 4강전은 10월14일, 인천과 울산에서 열린다.

한편, 5라운드 MOR에는 울산의 김신욱이, 6라운드 MOR에는 서울의 박주영이 선정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