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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치고받았다. 4골이나 터졌다. 결국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정상적인 팀이라면 3번째 골, 4번째 골을 향해 뛰었어야 했다. 부산은 올 시즌 한 경기 3골이 한번도 없다. 상대가 수적 열세로 허덕일 때 확실하게 숨통을 끊어야만 했다. 앞으로 상승세를 타기 위해서라도 대승이 필요했다. 하지만 부산 선수들은 소극적이었다. 뒷걸음질을 반복했다. 전반 39분 부산 골키퍼 이범영은 '시간 지연'으로 경고를 받았다. 쉽고 편하게 가겠다는 부산 선수들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헐거워진 마음은 사고로 이어졌다. 전반 42분과 후반 25분 2실점 모두 선수들의 실수에서 나왔다. 미드필더에서 방심하며 볼을 빼앗겼다. 중앙수비수들은 가장 기본인 간격 유지에 실패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경기 막판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규성의 슈팅도 골대를 맞고 나왔다.
그렇다고 울산이 잘한 것도 아니다. 울산의 2골은 상대의 실수 때문이었다. 경기 내내 갈피를 못잡고 겉돌았다. 팀에 특성이 사라졌다. 그냥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밋밋한 팀이 됐다. 더 이상 '명가'라는 단어를 붙이기도 낯설 정도다. 암흑기라던 지난 시즌도 이정도는 아니었다. 전임 조민국 감독(청주대)은 그래도 팀을 5~6위권으로 유지시켰다. 하지만 올 시즌은 맥을 못추고 있다. 5월 25일 포항과의 12라운드 홈경기 2대2 무승부로 5위를 기록했다. 그 이후 순위는 계속 내려갔다. 6월 27일 성남과의 18라운드 0대1 패배로 10위까지 추락했다. 이후 올라올 줄 모르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다. 양동현 김신욱 등 최고의 자원들을 가지고서도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본에서 히트친 근성있는 축구가 한국에서는 먹히지 않고 있다. 새로운 답을 찾아야 하지만 자신만의 틀에 갖혀 헤매고 있다. 실제로 전반 초반 유준수가 퇴장했을 때 윤 감독은 이창용을 중앙수비수로 내렸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이창용은 수비수로서 경험이 많지 않다. 윤 감독이 새로운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사이 2골을 내주며 고전했다. 선수들도 우왕좌왕이다. 기존에 해오던 방식에만 매몰돼있다. 창의성과 과감함을 찾아볼 수 없다. 집중력도 떨어졌다. 후반 43분 김신욱은 텅빈 골문앞에서 슈팅을 놓쳤다. 그나마 김승규만이 슈퍼세이브를 보여줄 뿐이었다.
이대로라면 부산이나 울산의 앞날은 어둡다. 챌린지에서 이 두 팀을 볼 날이 생갭다 빨리 올 지도 모른다.
부산=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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