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포항 감독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공격수 영입을 원하고 있다.
올 시즌 영입한 정통파 스트라이커 라자르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심지어 5월 17일 광주전 이후 부상의 덫에 사로잡혀 2개월여간 재활 중이다. 제 몫을 해주던 문창진마저 최근 오른무릎뼈 골절로 10주간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공격진에 비상등이 켜졌다. 황 감독은 제로톱의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그러나 1일 수원전에서 한계를 느꼈다. 전반 32분 정대세가 결승골을 넣은 뒤 수비지향적으로 돌아선 수원의 밀집수비를 뚫지 못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황 감독은 포스트 플레이와 제로톱이 가능한 원톱형 공격수를 데려오길 바랐다.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이적시장의 경색으로 대어급 선수들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시즌 중이라 타팀에서도 섣불리 선수를 내줄리 없다. 또 구단의 투자도 기대하기 힘들다. 200억원 안팎의 구단 운영 비용으로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풍족한 돈을 써서 원하는 선수를 데려오기란 불가능하다. 결국 트레이드밖에 답이 없었다. 사실 솔깃한 오퍼도 있긴 했다. 1대2 선수 트레이드였다. 그러나 카드가 맞지 않아 무산됐다. 이적시장의 문이 열린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하지만 이 트레이드가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풀어야 할 문제도 있다. 포항은 시즌 전 외인 세 명을 영입, 아시아 쿼터밖에 자리가 남지 않았다. 외국인 공격수를 바꿀 경우 외인 한 명을 다른 팀으로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마땅히 뺄 자원이 없다. 라자르가 가장 유력해 보였지만, 조만간 부상에서 복귀한다. 안드레 모리츠와 티아고는 올 시즌 보여준 활약만으로 다른 팀에 어필하기에 부족한 면이 있었다.
결국 황 감독은 전력보강 없이 K리그 우승 경쟁을 펼쳐야 한다. 애처로운 상황이지만, 수비진이 안정감을 되찾은 것은 다행이다. 왼쪽 측면 풀백 김대호가 부상에서 돌아왔고, 백업 수비수 김준수도 기회가 부여된 경기에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향상시켜야 할 제로톱에는 '멀티맨' 신진호의 가세가 고맙기만 하다. 여기에 외인 삼총사의 활약도 더해져야 한다. K리그 적응이란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황 감독은 지난 두 시즌 동안 공격력 부족에도 버텨내는 힘을 길렀다. 2013년에는 '더블(한 시즌 리그와 FA컵 우승 동시 달성)'을 일궈내기도 했다. 그러나 또 다시 고난 행군이 예상된다. 매 경기 기댈 곳은 황 감독의 번뜩이는 묘수와 지략이 될 듯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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