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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월드컵]'박라탄'박은선"마지막이란 각오로 꼭 이길 것"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6-17 10:15



"내일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꼭 이기도록 하겠다."

'박라탄' 박은선(29·로시얀카)이 18일 오전 8시(한국시각) 캐나다 오타와 랜스다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캐나다여자월드컵 E조 조별리그 최종전, 스페인전 선발출전을 앞두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겨야 사는 게임이다. E조 4위 한국과 E조 3위 스페인은 1-2차전에서 나란히 1무1패(승점1)를 기록중이다. 2연승인 브라질이 E조에서 가장 먼저 16강을 확정지은 가운데 브라질전을 앞둔 코스타리카(2무, 승점2), 한국, 스페인의 16강행 '예측불허' 3파전을 벌여야 한다. 한국, 스페인은 무조건 이겨야 사는 게임이다. 코스타리카가 지거나 비기고, 한국이 승리한다면 첫 승, 조2위, 16강 티켓을 딸 수 있다. 지거나 비긴다면 '경우의 수'는 무의미하다. 이기면 모든 것을 얻고, 지면 모든 것을 잃는, 말 그대로 '외나무 혈투'다.

윤덕여 여자대표팀감독은 17일 스페인전을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박라탄' 박은선의 선발 출전을 공식 예고했다. "그동안 박은선 선수의 몸상태를 예의주시했다. 이제 스페인과의 3차전은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오늘 마지막 최종훈련 통해 박은선의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개인면담도 했다. 박은선 선수가 우리 팀을 위해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선발로 나가더라도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며 신뢰를 표했다.

박은선이 2003년 미국월드컵 이후 12년만의 월드컵 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한국과 스페인의 성인대표팀간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의 FIFA랭킹은 18위, 스페인은 14위다. 한국은 2003년 미국 대회 이후 이번이 월드컵 두번째 출전이고, 스페인은 첫 출전이다. 그러나 박은선은 스페인전의 좋은 기억이 있다. 원톱으로 나선 2004년 FIFA 19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은 스페인과 처음 마주했다. 2004년 11월 14일 태국에서 열린 FIFA 19세 이하 여자월드컵조별리그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스페인과 처음으로 마주했다. 전반 15분, 후반 14분 제이드 보호에게 연속골을 허용했고, 후반 27분 박은선이 만회골을 터뜨렸지만, 아쉽게 1대2로 패했다. 비록 패했지만 '19세 재능' 박은선의 존재감을 세계 무대에 각인시킨 경기였다. 박은선과 함께 골키퍼 전민경, 수비수에서 골키퍼로 전향한 윤영글, 미드필더 권하늘 박희영이 현재 '윤덕여호'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1988년부터 스페인여자대표팀 사령탑으로 무려 27년간 '최장기' 집권중인 이냐시오 케레다(65) 감독은 11년 전에도 벤치에 앉았었다. 당시 스페인 스타팅 멤버 가운데 '9번 캡틴' 베로니카 보케테(28·프랑크푸르트), 7번 나탈리아 파블로스(30·아스널레이디스), 5번 루스 가르시아(바르셀로나)는 성인대표팀의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당시 연령별 대표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던 축구소녀들이 꿈의 무대, 여자월드컵에서 어엿한 주전이 돼, 다시 맞붙게 됐다. '베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베로니카 보케테(28·FFC프랑크푸르트)는 스페인에서 가장 인기 높은 여자축구 에이스다. 2014년 FIFA여자발롱도르상 후보에도 올랐던 보케트는 2010년 이후 미국, 스웨덴, 독일 리그를 두루 경험한 베테랑이다. 올시즌 독일 여자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에서 21경기에 나서 7골을 터뜨렸다. 다음 시즌 최강 바이에른뮌헨행이 예정돼 있다. 보케트는 특히 월드컵 소집 직전인 4~5월 물 오른 골 감각을 과시했다. 4월12일 레버쿠젠, 4월16일 프라이부르크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렸고, 4월23일 호펜하임전에서는 멀티골을 기록했다. 이틀후인 4월25일 컵대회에서는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5월10일 리그 볼프스부르크전에서도 골을 터뜨리며 3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지난해 캐나다월드컵 유럽예선 체코전에서도 후반 인저리타임 결승골을 터뜨리며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A매치 48경기에서 29골을 기록중이다

박은선은 "내일 지면 16강에 못올라가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꼭 이기도록 한마음 한뜻으로 다같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19세 이하 월드컵 당시 맞대결을 펼쳤던 보케테를 기억하지 못했다. "솔직히 그 선수가 기억 나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 스페인전에선 제가 프리킥으로 골 넣은 것으로 기억한다. 늘 해온 것처럼 다름 없이 최선을 다하고, 내일은 최대한 이기는 경기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

꿈많은 10대 시절 맞붙었던 소녀들은 잘 자라서 국가를 대표하는 에이스가 됐다. '꿈의 무대' 월드컵에서 16강의 명운을 어깨에 진 채 양보할 수 없는 단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박라탄' 박은선과 '캡틴' 보케트의 11년만의 리턴매치, 한국-스페인의 최종전은 월드컵 사상 첫승, 사상 첫 16강과 함께 지난 10년간 양국의 여자축구가 얼마나 노력하고,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가늠할 무대다. 오타와(캐나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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