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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월드컵]윤영글'GK장갑에 새긴 여민지-신담영' 끝까지 함께!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6-15 06:22


윤영글의 골키퍼 장갑엔 신담영, 여민지의 이름이 또렷이 새겨져 있다. 끝까지 함께한다는 뜻이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캐나다여자월드컵에 출전중인 윤덕여호의 막내 골키퍼, 윤영글(수원시시설관리공단)의 오렌지색 장갑에는 '여민지' '신담영'의 이름이 또렷이 새겨져 있다.

1993년생, 대표팀의 막내이자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여민지(대전 스포츠토토)와 신담영(수원시설관리공단)은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다. 공수에서 오롯한 실력과 당찬 패기로 맹활약해왔다. 여민지는 캐나다월드컵 출정식 직전 파주NFC에서 가진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무릎 인대가 파열됐다. 파주를 떠나던 날, 정든 스승들, 언니들과 이별하는 자리는 눈물바다였다. 그러나 여민지는 강했다. 이틀만에 "이제 괜찮아졌어요. 다 받아들였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라고 했다. "저보다 엄마가 더 걱정이에요. 선생님들이 우셔서 죄송했어요"라며 주위를 돌아봤다. 건국대 병원에서 무릎 수술을 받은 후 한 병원에 입원해 씩씩하게 재활을 이어가고 있다. 언니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고 있다.

'여민지의 동기' 수비수 신담영은 캐나다 입성을 앞둔 마지막 연습경기 스카이블루전에서 발목 인대가 파열됐다. 멘탈 코치인 윤영길 한체대 교수는 신담영의 속깊은 모습에 놀랐다고 했다. 자신의 부상으로 인해 팀 분위기가 처질까, 철저하게 아픔을 감췄다. 식사시간마다 애써 밝은 모습으로 먼저 농담을 건네고 웃어보였다. 떠나던 날 아침 "사실 저 굉장히 속으로 많이 참고 있는 거예요" 하더란다. 여민지는 '동기' 신담영의 부상을 누구보다 마음 아파했다. 동병상련이었다. '1년 후배' 김혜영이 발탁되자 여민지는 "우리 2인분을 혜영이가 잘해줄 것이다. 밥도 2인분 먹는다"는 농담으로 후배를 격려했다. 신담영은 김혜영에게 "주눅 들지 말고, 자신있게 해라. 원래 하던 대로만 하면 된다"며 용기를 북돋웠다. "행운을 빌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개인적 시련에 굴하지 않고, 팀을 먼저 생각했다.

윤덕여 감독, 지소연, 조소현, 전가을 등 선수들 역시 출국 전 인터뷰에서"가슴에 민지, 담영이를 품고 간다"고 했었다. 부상 때문에 떨어져 있을 뿐, 마음은 언제나 함께다. 윤영글은 손끝에 절친 후배들의 이름을 새겼다. "담영이는 소속팀 동생이고, 민지는 아끼는 동생이다. 둘다 힘든 훈련을 같이 했는데 부상으로 인해 이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것이 너무 속상하고, 마음이 아파서, 함께 뛴다는 의미에서 장갑에 이름을 새겼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 안효진 캐나다여자월드컵 미디어오피서는 "부상선수들의 몫까지 뛰고자하는 마음, '원팀(one team)'의 정신이 그 어느때보다 강하다. 이 정신이 코스타리카전 무승부 후유증을 털어내고, 스페인과의 일전을 강한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와(캐나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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