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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패 울산, 무엇이 문제였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5-17 09:41


◇사진제공=성남FC

불과 두 달 만에 세상이 달라졌다.

울산이 3연패에 빠졌다. 울산은 1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성남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에서 0대1로 졌다. 앞선 제주 전북전에서 잇달아 패했던 울산은 성남에게도 덜미를 잡히며 부진 탈출에 실패했다. 승점도 14에 머물며 중위권 수성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렸다. 리그 개막과 동시에 3연승, 8경기 연속 무패(3승5무)를 달리던 파죽지세가 오간데 없다.

패배한 결과보다 내용이 더 뼈아팠다. 울산은 이날 경기 통틀어 단 3차례 슈팅(유효슈팅 2개)에 그쳤다. 고창현이 전반 25분 유준수의 크로스를 허공에 날린 슈팅이 전반전 유일한 슈팅이었다. 후반전 제파로프와 양동현이 각각 1개씩 유효슈팅을 시도한 게 전부였다. 반면 성남은 전반에 유효슈팅 없이 5개의 슈팅에 그쳤으나 후반에만 8개(유효슈팅 6개)를 시도하며 울산을 몰아 붙였다. 단순한 슈팅 갯수 뿐만 아니라 흐름도 성남이 주도했다. 성남은 전반 35분 성봉재를 대신해 히카르도가 투입되면서 경기를 주도했고, 후반 중반부터는 일방적인 흐름을 전개한 끝에 후반 39분 김승규의 결승골까지 만들어냈다. 후반전 급격히 흐름이 처지는 울산의 무승공식이 그대로 적용됐다.

사실 성남전에 임한 울산은 완전체가 아니었다. 제주전서 퇴장 당한 윤정환 감독이 전북전에 이어 이날도 벤치를 지키지 못했다. 주력 공백도 컸다. 김태환이 지난 주 전북전에서 부상했다. 따르따는 발가락 부상 회복 중이다. 여기에 센터백이자 주장인 김치곤의 부상 복귀가 늦어지고 있고,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백업 자원인 구본상은 경고누적으로 제외됐다. 올 초까지 부상 재활에 전념했던 김신욱은 양동현에게 주전 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윤 감독은 안현범 고창현을 선발로 내보내고 최근 컨디션이 좋았던 유준수를 센터백으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의도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개개인의 경기력보다 우려되는 것은 집중력 부재였다. 후반 중반부터 성남의 공세가 거세지자 빌드업 과정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패스 전개 과정에서 상대 압박에 막혀 실수를 연발했다. 볼 처리 과정에서도 안이하게 대처하다 결정적인 찬스를 내주기도 했다. 윤 감독은 "연패를 하다보니 무기력한 경기력이 나오고 있다. 지난 3경기를 놓고 보면 오늘이 제일 좋지 않았다. 분위기를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3연패 중에도 여전히 울산은 '강팀' 대접을 받고 있다. 분위기가 처지긴 했으나 기존 전력들이 제 실력만 발휘한다면 충분히 반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윤 감독 역시 "하고자 하는 의욕이 조급함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런 부분을 풀어가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경기를 지켜 본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기량 보다는 분위기의 문제다. 지금의 울산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력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는 게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즌은 길다. 울산에게 여전히 반전의 기회는 남아 있다. 하지만 패배라는 비싼 댓가를 치르고 얻은 교훈을 곱씹지 않는다면 가시밭길을 벗어나기 어렵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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