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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두 달 만에 세상이 달라졌다.
사실 성남전에 임한 울산은 완전체가 아니었다. 제주전서 퇴장 당한 윤정환 감독이 전북전에 이어 이날도 벤치를 지키지 못했다. 주력 공백도 컸다. 김태환이 지난 주 전북전에서 부상했다. 따르따는 발가락 부상 회복 중이다. 여기에 센터백이자 주장인 김치곤의 부상 복귀가 늦어지고 있고,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백업 자원인 구본상은 경고누적으로 제외됐다. 올 초까지 부상 재활에 전념했던 김신욱은 양동현에게 주전 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윤 감독은 안현범 고창현을 선발로 내보내고 최근 컨디션이 좋았던 유준수를 센터백으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의도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개개인의 경기력보다 우려되는 것은 집중력 부재였다. 후반 중반부터 성남의 공세가 거세지자 빌드업 과정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패스 전개 과정에서 상대 압박에 막혀 실수를 연발했다. 볼 처리 과정에서도 안이하게 대처하다 결정적인 찬스를 내주기도 했다. 윤 감독은 "연패를 하다보니 무기력한 경기력이 나오고 있다. 지난 3경기를 놓고 보면 오늘이 제일 좋지 않았다. 분위기를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3연패 중에도 여전히 울산은 '강팀' 대접을 받고 있다. 분위기가 처지긴 했으나 기존 전력들이 제 실력만 발휘한다면 충분히 반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윤 감독 역시 "하고자 하는 의욕이 조급함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런 부분을 풀어가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경기를 지켜 본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기량 보다는 분위기의 문제다. 지금의 울산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력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는 게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즌은 길다. 울산에게 여전히 반전의 기회는 남아 있다. 하지만 패배라는 비싼 댓가를 치르고 얻은 교훈을 곱씹지 않는다면 가시밭길을 벗어나기 어렵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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