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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다 빠졌지. 허허(웃음)."
게다가 수비진의 불안도 황 감독의 고민거리였다. 중앙 수비수 김원일을 제외하고 3명의 수비수가 모두 바뀐 올 시즌 실점이 늘었다. 무실점으로 막은 경기는 두 경기뿐이었다. 황 감독은 "우리의 실수로, 집중력 결여로 골을 내준 장면이 많았다. 좀 더 짜임새있는 수비 조직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분위기 반전도 필요했다. 포항은 5일 부산에 패했다. '황새표' 제로톱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스스로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황 감독은 "부산전 이후 선수들을 다그치지 않았다. 스스로 느끼길 바랐다. 다만, 간절함과 절실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반면, 황 감독의 고민은 절반밖에 해갈되지 않았다. 2골을 먼저 넣은 후, 후반 막판 2골을 허용하며 비겼다. 일단 주전 자원 못지 않은 교체 카드는 성공이었다. 최근 몸 상태를 끌어올린 고무열이 전반 16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손준호가 선제골을 밀어넣었다. 후반 24분에는 모리츠 대신 교체투입된 이광혁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포항 유스 출신인 이광혁은 지난해 1군 계약을 한 뒤 올 시즌 7경기만에 프로 데뷔 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즌 세 번째 무실점에 도전했던 수비진은 뒷심 부족을 드러냈다. 후반 38분 고무열이 퇴장 당해 수적열세에 놓인 뒤 상황이 문제였다. 90분간 잘 버텨오던 수비진은 이날 잇단 주심의 애매한 판정에 무너졌다. 포항의 젊은 피들은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냉정함은 끝까지 유지되지 못했다.
한편, 이날 후반 추가시간에는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시한 관중이 그라운드에 물병을 던져 경기가 5분 가량 지연됐다. 해당 관중은 퇴장 조치됐다.
포항=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