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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우리의 희망.'
어찌보면 평범한 이 슬로건이 K리그 클래식에서 남다르게 와닿는 구단이 있다. 부산 아이파크다.
부산은 10일 FC서울과의 10라운드 홈경기를 맞아 대대적인 어린이날 이벤트를 치르기로 했다.
어린이(초등학생 이하)들에게 무료 입장은 물론 온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그린스포츠 한마당 'Save Our Sea: SOS 런닝맨'을 개최한다. 여기에 인기 캐릭터인 로보카폴리를 앞세워 어린이들과 함께 안전캠페인을 진행하고 선착순 500명에게 로보카폴리 미니구급함을 증정한다.
어린이와 함께 오는 부모나 성인 관람객들을 위한 풍성한 경품 이벤트도 마련했다. 올 시즌 콘셉트인 '축구는 축제다'에 걸맞게 매 경기 250명에게 경품 응모 행사를 열어 아이패드, 하이브리드 자전거, 아이파크콘도 숙박권, 에어부산 왕복항공권, 생활필수품 등을 선사하기로 했다. 구단은 "역대 최대급 풍성한 이벤트로 부산에 축구 붐을 일으켜 보겠다"고 말했다.
어린이날은 벌써 지났는데 웬 뒤늦은 이벤트일까. 부산은 지난 5일 포항 원정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어린이날 주간의 홈경기에서 미처 선사하지 못한 이벤트를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표면적인 이유 외에도 '어린이 기운'을 부각시켜야 할 동기가 있다. 어린이날의 기분좋은 추억이 숨어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부산의 지난 오랜 기간 어린이날을 전후해 열린 경기에서 패한 적이 없었다. 파릇파릇한 어린이들 앞에서는 힘을 제대로 냈다. 지난 5일 포항전 2대1 승리고 깊은 무승에서 탈출한 것을 비롯해 무려 9년째 어린이날 무패 행진을 달려왔다.
부산은 지난 2007, 2008년 5월 5일 2년 연속 인천을 만나 연이어 무승부(2대2)를 했고, 2009년 같은 날 강호 전북을 상대로 4대2로 승리하는 화끈한 승부를 펼쳤다. 2010년 어린이날에는 경남전 승리(1대0)를 한 부산은 이번 서울전처럼 곧 이어진 일요일(5월 9일) 대전전에서 무승부(1대1)를 한 뒤 3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어린이날 필승의 기운은 2011년 정점에 달했다. 당시 부산은 리그컵(러시앤캐시컵) 강원전에서 2대0 완승을 했는데 이날 경기를 전후해 파죽의 6연승(리그컵 3경기 포함)을 달린 추억이 있다.
뿐만 아니라 2012년 5월 5일 경남전 승리(1대0)를 전후해서는 4연승을 했고, 2013년 어린이날에도 대구전 승리(1대0) 이후 11일 포항전에서도 무패(2대2)를 기록했다. 지난해 어린이날 하루 전(5월4일)에 치른 경남전(2대2)서도 패하지 않았으니 어린이날 주간의 무패 행진은 기분좋은 징크스로 자리잡은 것이나 다름없다.
부산은 이번 서울전에서도 어린이들이 보는 앞에서 당당했던 기운을 살려 시즌 첫 연승을 노리고 있다.
한데 공교롭게도 2006년 어린이날 매치에서 서울에 2대5로 패한 옥에 티가 있다. 어린이날 행사를 앞세운 이번 부산-서울전에 더욱 눈길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