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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퇴장, 2만13명' 제주-울산전 키워드 3가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05-05 17:16 | 최종수정 2015-05-06 07:01



안방불패의 제주와 리그무패의 울산이 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났다.

제주는 전반 7분 제파로프에게 프리킥 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1분 강수일의 동점골과 43분 윤빛가람의 결승골로 극적인 2대1 역전승에 성공했다. 제주는 올 시즌 안방불패 행진(4승1무)을 이어나갔고, 울산은 리그무패 행진이 8경기(3승5무)에서 마감됐다. 어린이날을 수놓은 제주-울산전의 세가지 키워드를 살펴보자.

부활

윤빛가람(제주)이 완벽 부활했다. 윤빛가람은 올 시즌 들어 전성기의 기량을 되찾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골이었다. 그 마지막 퍼즐이 풀렸다. 윤빛가람은 1-1 무승부가 유력하던 후반 43분 로페즈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만들었다. 시즌 첫 골이었다. 좀처럼 흥분하지 않는 윤빛가람도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윤빛가람은 "오랜만에 리그 골을 넣어서 짜릿했다. 의미가 큰 것 같다. 이번 골을 계기로 터닝포인트를 만들겠다"고 했다. 특히 이날 어린이날을 맞아 친누나의 가족이 경기장을 찾아 더욱 의미가 있었다.

윤빛가람은 올 시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극적이었던 지난 몇 년과 달리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무엇보다 '게으른 천재'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다. 많은 활동량과 적극적인 수비력을 선보이고 있다. 윤빛가람은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서 변화를 찾았다. 하고자하는 강한 의욕을 가지고 임하다보니까 좋은 결과가 오는 것 같다. 코칭스태프가 믿어줘서 자신감을 찾았다"며 "예전부터 활동량과 수비를 지적받아 왔는데 올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며 긍정적으로 발전된 것 같다. 감독님이 여전히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지만 많은 부담을 주지는 않기 때문에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퇴장

"알아서들 판단했으면 좋겠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단단히 뿔이 났다. 심판 판정 때문이었다. 윤 감독은 경기 시작부터 판정에 강한 불만을 보였다. 윤 감독이 흥분할만한 판정이 여러차례 있었다. 윤 감독은 휘슬이 한 번 울릴때마다 격하게 반응했다. 결국 후반 23분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명령을 받았다. 윤 감독은 기자석에서 남은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1대2 역전패로 경기가 끝나자 아픔은 두 배였다. 울산의 시즌 첫 패배였다. 윤 감독은 경기 후 심판실 앞에서 항의 표시를 하기도 했다. 윤 감독은 기자회견장을 찾은 후에도 화가 풀리지 않아 보였다. 그는 "소감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할 얘기가 없다"며 "(퇴장에 대해서) 내가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 얘기하면 제재 당한다. 퇴장당할 상황은 아니지만 심판이 나가라고 하니까 어쩔 수 없었다. 알아서들 판단하셨으면 좋겠다"고 표현했다. 극적인 승부였지만 이날 판정은 분명 옥에 티였다.

2만13명


박경훈 전 제주 감독은 2012년 "제주월드컵경기장에 2만명이 들어서면 오렌지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후 2만명은 제주 마케팅 성공의 상징이 됐다. 제주는 박 전 감독에게 군복, 가죽점퍼를 입히며 전시, 의리 콘셉트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했지만 아쉽게 2만명의 문턱에서 좌절했다. 마침내 그 벽이 깨졌다.

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 2만13명의 관중이 찾았다. 어린이날에 봄날의 화창한 날씨까지 더해지며 수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제주도 제9회 전국장애인학생체전과 제44회 전국소년체전 결의대회를 비롯해 광어잡이, 캐릭터 월드 등 다양한 행사를 묶어 팬들을 유혹했다. 많은 관중이 뜨거운 함성을 모으자 경기도 뜨겁게 진행됐다. 마지막 골이 터졌을때는 A매치 못지 않은 함성이 쏟아졌다.

2만명이 운집하자 조 감독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조 감독은 시즌 개막 전 2만명이 넘으면 박 전 감독과 함께 염색을 한다고 했다. 조 감독은 경기 후 "번복 아닌 번복을 해야겠다. 우리 선수들이 보여줄 부분은 대신 나서고 나는 불우한 어린이를 돕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제주의 2만명 입장 이벤트는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9라운드를 마친 올 시즌 클래식은 관중 50만명을 돌파했다. 54경기 만에 51만5169명(평균 954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2012년 실관중 집계 후 최단 경기 50만명 돌파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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