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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마친 김보경 귀국인터뷰 "새 시즌 의지 강해졌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5-04 20:12 | 최종수정 2015-05-05 11:49


◇김보경이 위건 이적 후 첫 경기였던 지난 2월 8일(한국시각) 본머스전에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사진캡쳐=위건 구단 홈페이지

다사다난한 1년이었다.

김보경(26)에게 브라질은 눈물이었다. 누구보다 큰 꿈을 안고 나선 두 번째 월드컵이었다. 하지만 홍명보호에서 김보경의 자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말키 맥케이 감독 사임 뒤 카디프시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예상보다 험난한 경쟁 속에 표류했다. 벨기에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전에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겉돌았다. 비난의 화살이 그를 향했다. 그저 침묵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고자 했다. 하지만 여전히 카디프에서 그의 자리는 그라운드 바깥이었다. 결국 새로운 도전을 택했고, 행선지는 은사 맥케이 감독이 이끌던 위건이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적 불과 이틀 만인 8일 본머스전에 교체로 나서며 부활의 서막을 올렸다. 이후 브렌트포드전까지 18경기에 모두 출전(선발 17회·교체 1회)하면서 단숨에 경기력을 회복했다. 3월 1일 블랙풀전과 5일 노리치시티전에선 연속골을 터뜨리며 3월 A매치를 앞두고 있던 슈틸리케호에 합류하기도 했다. 공수 전반을 커버하는 특유의 폭넓은 활동량과 헌신적인 플레이, 공격 본능까지 살아나면서 위건 뿐만 아니라 A대표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위건이 리그1(3부리그)로 강등됐지만, 올 시즌 말까지 계약한 김보경은 확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며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김보경 측 관계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중하위권, 챔피언십(2부리그) 상위권 등 4~5팀으로부터 제의를 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4일 어머니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김보경의 표정은 밝았다. 장거리 비행의 피곤함을 천진난만함으로 지웠다. 브라질월드컵 본선 뒤 새 시즌 준비를 위해 떠났던 지난해의 비장함을 만족감으로 채웠다. 마중 나온 아버지와 지인들을 향해 "시즌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라는 의젓한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김보경이 꺼낸 첫 마디는 아쉬움이었다. 소속팀 위건의 강등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컸다. 다음 시즌 위건과는 다른 길을 걷지만 팀의 일원이라는 책임감은 여전히 김보경의 마음을 감싸고 있다. 김보경은 시즌 막판 무릎 통증에도 주사를 맞아가며 출전을 강행할 만큼 투지를 보여 위건 구단 관계자들을 감동시켰다. 김보경은 "시즌 중반에 팀에 들어와 주전 자리까지 잡았다. 다른 선수들보다 더 책임감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며 "꾸준히 기회를 가졌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한 시즌을 보내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며 "보다 준비를 잘해 새 시즌에 돌입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졌다"고 덧붙였다.

국내서도 쉴 틈은 없다. 오는 14일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4주간 군사훈련을 받는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쓰며 얻은 병역혜택을 이행하기 위해서다. 입대전 열흘 남짓한 시간 푹 쉰다는 계획이다. 김보경은 "아직까지 (입대에 대한) 실감은 나지 않는다"고 웃은 뒤 "부상 때문에 완벽하게 (군사)훈련을 받진 못해도 최선을 다하겠다. 소중한 기회인 만큼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공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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