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매치의 악몽'으로 자칫 무너질 수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정신력은 놀라웠다. 귀중한 승점 1점이었다.
최 감독은 시스템에 변화를 줬다. 포백을 접고 스리백을 근간으로 한 3-5-2 카드를 꺼내들었다. 스리백에는 김진규 이웅희 김남춘이 포진한 가운데 좌우 날개에는 김치우와 고광민, 중앙 미드필더에는 오스마르, 이상협 고요한이 두텁게 섰다. 투톱은 김현성과 윤일록이 호흡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이었다. 전체적인 경기력에선 서울이 박빙 우세했다. 최 감독은 "광저우에 결정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공간을 내주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스리백이 조금은 낯설 것이라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잘해줬다. 김남춘이 올 시즌 첫 번째 출전했는데 잘해줬다. 우리 팀의 소중한 자원이 될 것 같다"며 만족해 했다.
H조는 광저우를 제외한 3개팀이 대혼전이다. 승점 10점(3승1무1패)을 기록한 광저우는 H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승점 6점(1승3무1패)인 서울은 2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날 웨스턴 시드니(호주)에 2대1로 역전승한 가시마 앤트럴스(일본)가 승점 6점(2승3패)을 기록했다. 서울은 가시마에 승자승은 물론 골득실에서도 앞섰다. 웨스턴 시드니는 승점 5점(1승2무2패)에 머물며 최하위로 처졌다. 결국 남은 1장의 16강행 티켓은 어린이 날인 다음달 5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가려진다. 광저우가 웨스턴 시드니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가운데 서울은 가시마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최 감독은 "가시마는 J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한다. 최근 2연승이고, 힘든 상대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J리그 팀들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조별예선 통과에 대한 의지가 상당하다.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감독은 슈퍼매치 이후 팬들의 냉소적인 반응에 대해서는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통해 서울이 발전했다. 프로팀으로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을 경우 비판은 당연하다. 하지만 내게로 향한 비판으로 충분하다. 선수들은 열심히 하고 있다. 심기일전해서 팬들의 열정어린 응원을 다시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울은 사흘 전인 18일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1대5로 대패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