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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이 떨어지는 팀에서 가장 바쁜 포지션은 어딜까. 정답은 골키퍼다.
박주원의 축구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처음에는 성장을 기다렸다. 어렸을때부터 골키퍼를 맡았지만 중학교 시절 성장이 더뎠다. 골키퍼에게 작은 키는 치명적이다. 결국 중2 때 축구를 포기해야 했다. 박주원은 "쉬는 동안 갑자기 키도 크고 몸에 힘도 붙더라. 공부도 잘 안되고 해서 중학교 감독님을 찾아가 고등학교 진학을 부탁드렸다"고 했다. 안동고에 진학한 박주원은 처음에는 오랜 휴식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감독의 신뢰 속에 실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홍익대에서 괜찮은 골키퍼로 평가받은 박주원은 2013년 드래프트 1순위로 대전 유니폼을 입었다. 이때부터 주전을 향한 기다림이 시작됐다. 박주원은 아쉽게도 한경기도 나서지 못했고 팀은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박주원은 그 사이 프로에서 성공하기 위한 내공을 쌓았다. 2014년 챌린지에서 조금씩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김선규의 부진을 틈타 경기에 나선 박주원은 16경기에서 단 12실점을 하는 좋은 기록으로 팀의 차세대 골키퍼로 평가받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오승훈이 영입되며 넘버2가 됐지만, 성실히 준비하며 조금씩 빛을 내고 있다. 박주원은 "사실 골키퍼가 한 번 주전이 정해지면 쉽게 바뀌지 않는 자리다. 넘버2로 정해지면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조급하지는 않았다. 축구가 좋았고, 언젠가 기회가 올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늘 재밌게 기다렸던 것 같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