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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하면 터지는 것이 축구 선수의 불법 스포츠 도박이다.
선수, 코칭스태프, 임직원 등 프로스포츠 경기단체 구성원은 불법 베팅 사이트는 물론이고 체육진흥투표권 등 모든 스포츠 베팅 행위에 관여를 일절 금지하고 있다. 미성년인 고교선수는 두말할 것도 없다.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는 불법 스포츠 도박은 물론 합법 체육진흥투표권도 이용할 수 없다.
스포츠조선은 20일 포항제철고 축구부 감독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문건을 입수했다. A4용지 3장 분량의 첫 장에는 '축구부 학생들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이용 실태'가 적혀 있었다.
하지만 '솜방망이 징계'에 그쳤다. 관리 감독을 해야 할 L감독은 경고장 발부와 함께 연봉 10% 삭감 징계를 받는 것으로 매듭지었다. 해당 선수들에게는 장래를 고려해 엄중 경고와 서약서를 받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포항 구단도 일부 고교선수들의 불법 스포츠 사이트 접속과 이용, 징계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그러나 과연 이런 식으로 무마하는 것이 정답인지는 의문이다. 미성년 선수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어른들에게는 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구단과 학교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 불법이 있다면 싹을 잘라야 한다. 그래야 제2, 제3의 불법 스포츠 도박을 방지할 수 있다.
학원 축구는 한국 축구의 근간이다. 이들이 무너지면 미래는 없다. 포항제철고는 풀뿌리 축구의 교과서로 통할 정도로 선망의 클럽이다. 그러나 포항제철고가 이 정도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도 불법 스포츠 도박을 근절하기 위한 예방과 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적발될 경우에는 강력한 처벌로 엄단해야 한다. 구단 자체적으로 쉬쉬할 경우 더 큰 징계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한편, 포항남부경찰서는 포항제철고 축구부의 공금 횡령 배임에 대해서도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