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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목까치' 김두현 존재감, 성남 '양날의 검' 될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4-12 17:28 | 최종수정 2015-04-13 07:24


◇김두현(가운데)이 11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부산과의 2015년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후반 33분 히카르도가 페널티킥골을 성공시킨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기분좋은 연승이다. 하지만 성남을 바라보는 이들에겐 고민거리가 될 만한 승부였다.

성남이 11일 부산을 잡고 K리그 클래식 2승째를 수확했다. 전후반의 온도차가 확연했다. 김학범 성남 감독은 이날 김두현을 선발라인업에 올리는 대신 벤치에 앉힌 채 경기를 시작했다. 김두현이 맡던 키플레이어 역할은 김성준이 담당했다. 성남은 부산과 후반 중반까지 지루한 공방전을 펼치면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김 감독은 후반 12분 김성준을 빼고 김두현을 투입하면서 변화를 시도했다. 노림수는 적중했다. 김두현의 존재감이 그라운드를 휘감으면서 성남이 주도권을 잡았다. 결국 후반 33분 히카르도의 페널티킥 결승골이 터지면서 성남이 1대0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올 시즌 성남으로 복귀한 김두현은 팀 리더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다. 맏형의 존재감은 후배들에게 큰 자신감이다. 풍부한 경험과 녹슬지 않은 기량을 앞세운 김두현이 가세하면서 성남 중원에 무게감이 확실히 실렸다는 평가다. 그러나 김두현이 빠진 부산전에선 확실한 공략 포인트를 찾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종종 드러났다. 부산전뿐만 아니라 상대가 김두현을 집중마크 했던 시즌 초반 경기에서도 이런 경향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

김두현의 컨디션은 90% 수준이다. 수원에서 자유계약(FA)신분으로 풀린 뒤 지난 2월에야 성남 팀 훈련에 합류했다. 2월 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일정을 시작해 실제 훈련 기간은 3주 남짓이다. 훈련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주중, 주말을 오가는 살인일정을 소화하며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이럼에도 여전히 성남은 김두현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김두현이 부상으로 쓰러지거나 경고누적 등의 변수로 자리를 비울 경우, 성남 전체 팀 전력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사실 부산전은 체력과 부상 문제도 있었지만 전략적인 대비도 있었다"고 밝혔다. 중원 경합과 카운터 싸움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던 부산전의 흐름에 맞춰 김두현 활용 극대화를 위해 아껴 놓았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내용 면에서 다소 아쉬운 감이 있기는 했지만 김성준이 제 몫을 충실히 해줬다"며 "김두현이 한 시즌 내내 그라운드를 밟을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에 맞춘 대안도 분명히 존재한다. 때가 되면 어떤 수인지는 드러날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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