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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메시'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이 첼시레이디스의 FA컵 4강행을 이끌었다. 러시아와의 A매치 2연전에서 귀국한 직후 이어진 '강호' 아스널과의 FA컵 8강전 강행군속에서도 지소연은 한치 흔들림이 없었다. 4경기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열흘간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펼친 지소연의 축구 여정은 실로 '어메이징'했다. 3월 30일, 4월 3일 연거푸 영국 여자슈퍼리그(WSL) 첼시 레이디스의 리그 원정전이 있었다. 3일 브리스톨 아카데미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쏘아올리며 4대0 대승을 거둔 직후,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비좁은 이코노미석을 타고 10시간여를 날아와 4일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5일 17년만에 안방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A매치 1차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사흘후인 8일 2차전에서도 쐐기골을 터뜨리며 대한민국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바로 다음날인 9일 아침 일찍 지소연은 또다시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코노미석' 비행기가 도마에 올랐지만 지소연은 "쉽게 바뀌기는 힘들 거예요. 여자축구 인지도도 그렇고, 수입도 그렇고, 그러니 저희가 더 잘해야겠죠"라며 웃었다. 곧바로 이어진 이날 아스널과의 FA컵 8강전, 선제골 도움까지, 최악의 상황속에서도 불굴의 정신력과 프로다운 승부욕이 빛났다. 남자선수도 쉽지 않은 활약이었다.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새 무려 4경기에 나섰고, 3골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4강행을 확정지은 지소연은 아스널전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아스널은 여자축구 FA컵에서 2010~2011시즌, 2012~2013시즌, 2013~2014시즌 등 총 3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린 '강호'다. 지난해 4강전에서 첼시를 연장 혈투끝에 5대3으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해 우승컵을 들어올렸었다.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 지소연은 지난시즌 뼈아픈 패배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작년에 FA컵 4강에서 아스널에게 져, 결승행이 좌절됐었다. 똑같은 과거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FA컵 결승전은 '축구의 성지' 웸블리에서 열린다. 웸블리에 꼭 서고 싶다"며 결승행 꿈을 또렷히 밝혔다.
웸블리 입성에 앞서 지소연은 오는 19일 첼시의 홈, 스탬포드브릿지에 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첼시-맨유전 하프타임에, 잉글랜드 여자축구(WSL) 선수들이 뽑은 2014년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을 갖는다. 잉글랜드에 진출한 첫시즌인 지난해 지소연은 19경기 9골을 기록하며, WSL 선수들이 직접 뽑은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바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