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험에 대한 의지가 명확했다. 뉴질랜드전은 6월부터 시작되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앞두고 실험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3월 A매치 2연전을 끝으로 선수풀을 완성해야 한다. 옥석가리기의 마무리 단계다. 그러나 마지막 실험의 초점은 선수 점검과 동시에 승리에도 맞춰져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으로 3월의 문을 닫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일전을 하루 앞둔 30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마지막 훈련을 갖고 뉴질랜드전 밑그림을 그렸다.
우즈벡전 전반 30분을 기억하라
슈틸리케 감독은 뉴질랜드전을 앞두고 우즈벡전 전반 30분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당시 대표팀은 전반부터 날카로운 창을 앞세워 우즈벡 수비진을 흔들었다. 김보경이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볼 점유율을 높였고, 이재성(전북)은 A매치 데뷔전임에도 뛰어난 개인기를 앞세워 우즈벡 수비수들을 유린했다. 손흥민은 볼 컨트롤이 좋지 않았지만 파괴력은 여전했다. 슈틸리케호는 전반 14분 구자철(마인츠)의 헤딩 선제골로 쉽게 경기를 풀어 나갔다. 그러나 전반 30분 수비라인이 급격히 무너지며 실점을 허용했다. 이후 슈틸리케호는 주도권을 빼앗기며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60분간 느낀 불만족을 만족으로 바꿀 차례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벡전에서 전반 30분 동안 좋은 경기를 했다. 그 모습을 후반전까지 길게 가져가야 한다. 전반에 5개 코너킥을 얻었고 후반에는 한 개도 얻지 못했다. 후반에 이런 모습은 안된다"고 했다. 뉴질랜드전에서 기대하는 변화의 원동력을 2선 공격수에게서 찾았다. 그는 "손흥민 구자철 이재성 한교원 등 2선 공격수들이 빌드업으로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플레이를 마무리하는 것을 원한다. 공격수가 공을 잡으면 스로인, 코너킥, 프리킥 등 마무리를 해야 한다. 그런 부분을 주문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뉴질랜드의 전력을 오랫동안 설명했다. 비록 상대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34위(한국은 56위)의 약체지만 경계심은 여전했다. 그는 "뉴질랜드는 일주일간 한국에서 훈련을 해왔다. 피지컬이 강한 팀인데 더 강해졌을 것이다. 뉴질랜드의 2경기를 봤는데 태국보다 많은 기회를 잡았고 중국을 압도하는 경기를 선보였다. 절대 만만한 팀이 아니다"라고 했다. 뉴질랜드 대표팀은 지난 23일 한국에 들어와 경기도 가평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뉴질랜드는 27일 A매치를 갖지 않아 선수들의 피로도도 슈틸리케호보다 적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뉴질랜드 선수들이 우즈벡보다 기술은 뒤지지만 피지컬은 앞서 있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파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