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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전 앞둔 노상래 전남 감독"우리가 꿀릴 건 없죠"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3-18 17:44 | 최종수정 2015-03-19 07:44



"우리가 꿀릴 건 없죠. 일단 가서 부딪쳐 봐야죠."

노상래 전남 감독이 특유의 나직하지만 강인한 어조로 말했다. 21일 오후 2시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울산과의 원정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개막후 2연승을 달린 울산은 기세등등하다. 개막전에서 서울을 2대0으로 잡더니, 2라운드 '동해안 더비'에선 포항을 4대2로 꺾었다. 2015년 K리그 클래식 초반, 부정할 수 없는 '대세'다. 연일 '철퇴축구 2' '김신욱-양동현 트윈타워'에 대한 찬양 기사가 쏟아졌다.

노 감독의 전남은 2경기 모두 비겼다. '난적' 제주와의 홈 개막전에서 1대1로 비겼고, 성남 원정에서 무려 15개의 슈팅(유효슈팅 10개)을 쏟아붓는 파상공세속에 0대0으로 비겼다. "나쁘진 않았지만, 만족할 순 없다"고 했다. 전남은 첫승 신고를 3라운드로 미뤘다. 승점 3점이 절실한 상황에서 '호랑이'를 만났다

노 감독과 윤 감독은 1990년부터 2000년대 초중반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에이스이자 레전드다. 1995년 나란히 프로 무대에 입성했고, 대표팀에서 동고동락했다. "윤 감독이 나보다 2년 아래다. 함께 운동할 때는 이야기도 자주 하고 서로 의지했다. 대학교 때부터 잘 알고 지냈고, 사적으로도 친했다. 1993년 동아시아컵, 1997년 프랑스월드컵 최종 예선전에 함께 나간 기억도 난다"고 했다.

노 감독은 '윤정환 축구'를 예리한 시각으로 분석했다. "윤 감독 성향대로, 팀을 상당히 끈적끈적하게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울산 축구는 애매한 축구가 아니다. 강하게 수비하다 1번의 기회가 오면 확실하게 치고 나간다"고 했다. "50% 두드리고 또 두드리는 축구가 아니라, 잠그고 잠그다 10%에서 힘을 몰아 확 치고 나가는 축구"라고 설명했다. "결정적인 순간, 타이밍을 꿰차서 확 나가는 효율적인 축구"로 봤다. "마스다 등 미드필더들이 완급 조절에 능하다. 치고 나갈 때는 대단히 무섭다"고 했다. "김신욱-양동현은 울산의 최종병기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공격수들이다. 공격수들의 능력이 좋아 성공률도 높다"고 덧붙였다.

상대를 달콤하게 칭찬했지만, 마음속엔 칼을 품었다. "허점이 없는 팀 아니냐"는 우문에 노 감독은 "허점이 없는 걸 공략해야죠"라며 웃었다. 전남 특유의 '상남자 축구'는 올시즌에도 계속된다. 수비수를 앞에 두고도 간담서늘한 대포알 슈팅을 거침없이 날렸던 '캐넌슈터' 노 감독은 강팀을 상대로도 극단적인 수비축구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조금 내려설 수는 있으나 꼬리를 감추지는 않을 것이다. 상대가 잘하는 것에 대비하고, 우리가 잘하는 것을 끝까지 할 것이다. 상대에 따라 어느 정도 라인을 내릴 수는 있겠지만, '10백' 내려서고 전원수비하는 축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울산과 마지막 순간까지 피 튀기는 6강 전쟁을 치렀다. 승점 44점, 골득실차에서 앞선 6위 울산이 상위 스플릿에 올라갔다. 전남은 6강행 좌절 후의 진한 눈물을 기억하고 있다. 노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울산전에 대한 부담보다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울산을 상대로 진 기억이 많지 않다. 늘 끈끈한 경기를 했다"고 했다. 지난해 3차례 맞대결에서 양팀은 1승1무1패로 팽팽했다. "마음을 비우고 한번 부딪쳐보겠다. 우리 애들이 잘해줄 것이다. 선수 개인의 임팩트는 울산이 강할지 몰라도, 우리 역시 꿀릴 건 없다"고 강조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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