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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K리그 복귀, 경쟁팀의 시선은?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5-03-11 18:02 | 최종수정 2015-03-12 07:25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승부의 세계에서 남의 행복은 나의 불행이다. 그러나 '상생 발전'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면, 남의 행복도 축하해 줄 일이다. 7년만에 FC서울로 복귀한 박주영을 바라보는 K리그 클래식 우승 경쟁팀들의 시선이다. 서울과 다양한 스토리로 얽히고 설킨 '경쟁' 구단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한국 축구 대표팀 공격수 계보의 한 축을 담당한 '황새' 황선홍 포항 감독은 큰 박수를 보냈다. "주영이는 한국 축구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선수다.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좋은 선수다. 최용수 서울 감독과 잘 만들어 갈 것이다." 스타 기근으로 침체기를 겪었던 K리그는 '박주영 효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K리그 그라운드에 박주영이 따뜻한 봄바람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다. 현장의 목소리도 같았다. 황 감독은 "스토리가 있는 친구로 인해 K리그에 이슈가 발생하는 부분이 긍정적이다. 새로운 이슈가 생기고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부분은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답했다.

'슈퍼매치'의 라이벌인 수원의 서정원 감독은 '부러움'의 눈길을 보냈다. "서울이 주영이의 복귀로 K리그 초반에 이슈를 선점하고 있다. 예전에는 수원이 이런 이슈를 만들었는데, 이제 그렇게 하질 못하니 아쉽다(웃음)." '경영 효율화'로 허리띠를 졸라맨 수원의 현실을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이어 서 감독은 "주영이의 복귀가 반갑고 K리그의 일원으로 고맙다. K리그에 한국 축구 스타들이 복귀해서 붐을 일으켜 줄 수 있으니 긍정적이다. 스포츠는 마케팅과 팬이 우선되어야 한다. 스타 선수들이 있으면 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고 팬들이 경기장을 찾게 된다. 리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반면 서울의 전력 향상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았다. 클래식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머릿속에 FC서울밖에 없다"며 '복수'를 꿈꾼 황 감독은 "박주영이 영입돼 전력적으로 상승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더 흥미롭다. 빅매치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어차피 싸워야 하는 입장이다. 전혀 질 마음이 없다"고 답했다. 포항은 지난시즌 최종전에서 서울에 3위 자리를 빼앗겨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눈앞에서 놓쳤다. 4월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올시즌 첫 슈퍼매치를 치러야 하는 서 감독은 "주영이가 슈퍼매치에 강했다. 이번에 뛸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른 슈퍼매치보다 더 큰 관심을 끌 수 있으니 좋은 것 아닌가"라며 오히려 기대감을 드러냈다. 2007년 박주영은 수원전에서 '슈퍼매치' 첫 해트트릭이자 마지막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과 박주영의 만남도 '핫이슈'다. 2012년 최 감독은 A대표팀을 지휘하던 시절 박주영과의 관계가 껄끄러웠다. 병역 연기 논란이 일자 최 감독이 박주영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요청했다. 그러나 박주영은 외부와 연락을 끊고 국내에 칩거했다. 이후 최 감독은 2013년 6월 전북 사령탑으로 복귀했고, 박주영이 서울의 품에 안겼다. 과거는 잊었다. 최 감독과 박주영은 승부의 세계에서 칼을 겨누게 됐지만 K리그 흥행을 위해 한배를 타게 됐다. 최 감독은 "리그 전체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다.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박주영의 빠른 리그 적응도 전망했다. "말도 안 통하는 것도 아니고, 음식이 안 맞는것도 아니다. 친정팀이라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것이다. 경기도 뛰다 왔으니 감각에 문제가 없다. 빠르게 적응을 할 것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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