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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빅리그'에서 한국인 최초 해트트릭을 작성한 '손세이셔널' 손흥민(23·레버쿠젠)이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손흥민이 생애 두 번째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손흥민은 14일(한국시각)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독일 분데스리가 21라운드 볼프스부르크와의 홈경기서 3골을 쏘아올렸다. 아쉬운 점은 단 한가지, 팀의 패배였다. 손흥민의 해트트릭에도 레버쿠젠은 볼프스부르크에 4대5로 패했다. 그러나 손흥민의 해트트릭은 한국 축구사에 의미있는 선물이었다. 새로운 역사를 향한 전진의 신호탄이기도 했다.
'레전드' 차범근도 못이룬 '20골 고지' 도전
손흥민은 리그 6호, 7호, 8호골을 한 번에 기록했다. 리그 득점 순위에서도 20위권 밖에서 단숨에 9위로 뛰어 올랐다. 동시에 시즌 14호골(정규리그 8골, 포칼컵 1골, 유럽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및 본선 5골)로 자신의 한시즌 최다골 기록을 다시 썼다. 손흥민의 종전 한시즌 최다골은 2012~2013시즌(당시 함부르크), 2013~2014시즌(레버쿠젠)에 두 차례 작성한 12골이었다. 손흥민은 올시즌 활약으로 차 전 감독이 독일에서 걸어온 길을 뒤 따를 '후계자'로 자리를 확고히 했다. 차 전 감독은 1978년부터 1989년까지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며 통산 121골(정규리그 98골)을 뽑아냈다. 1989년 현역에서 은퇴한 차 전 감독은 정규리그 98골로, 1999년 스위스의 슈테판 사퓌자(106골·당시 도르트문트)가 기록을 경신하기까지 분데스리가 외국인 선수 최다골 기록 보유자였다. 코리안 분데스리거 가운데 '레전드'는 차 전 감독이 유일했다. 분데스리가 한국인 한 시즌 최다골 역시 차 전 감독의 영역이었다. 그는 1985~1986시즌에는 레버쿠젠에서 19골(정규리그 17골, 포칼컵 2골)을 기록, 한국인 한 시즌 최다득점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손흥민이 이제 차 전 감독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인 유럽 빅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마저 위협하고 있다. 5골만 더하면 된다. 손흥민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차 전 감독의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은 2012~2013시즌 12골을 시작으로 3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2013~2014시즌 12골, 2014~2015시즌 14골)에 성공했다. 올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올시즌 경기당 평균 0.5골(28경기 14골)을 넣었다. 레버쿠젠이 올시즌 최소한 15경기(정규리그 13경기,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2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어 산술적으로 7~8골을 추가할 수 있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차 전 감독의 기록은 물론 한국인 최초 유럽리그 한 시즌 20골 고지 점령도 가능하다.
한편, 유럽의 언론들도 손흥민의 해트트릭을 주목했다. 독일의 일간지 빌트는 손흥민에게 최고 평점인 1점을 부여했다. 빌트는 1~6점으로 선수들에게 평점을 매긴다. 평점이 낮을수록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뜻이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도 손흥민의 해트트릭 소식을 빠르게 전했다. 마르카는 '손흥민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마드리드)전을 앞두고 예열을 마쳤다. 공격수 손흥민이 AT마드리드를 잡을 레버쿠젠의 무기'라고 소개했다. 레버쿠젠은 26일 열리는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