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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정조국 고명진, FC서울 베테랑의 '겨울나기' 스토리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2-10 17:44 | 최종수정 2015-02-11 07:20



차두리(35)가 다시 뛴다. 정조국(31)은 비상을 꿈꾸고 있다. 고명진(27)은 새롭게 주장 완장을 찼다.

FC서울의 2015년 키워드는 무한경쟁이다. 최용수 감독이 내건 철학이다. 베테랑도 예외는 아니다. 나태해지는 순간 철퇴가 가해진다. 젊은피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그들의 겨울나기는 어느해보다 혹독하고 뜨겁다. 그래도 베테랑은 베테랑이다. 서바이벌 전쟁에서 빛이 나타나고 있다. 드디어 차두리도 가세한다. 이야기는 더 풍성해진다.

차두리는 당초 6일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에 합류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바꿨다. 최 감독은 "두리에게 내가 보고싶고, 동료들이 보고 싶고, 팀이 그리우면 합류하라고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휴가를 더 줬다. 복귀일은 11일이다. 가고시마 전지훈련을 마치고 8위 귀국한 서울은 이날부터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실전이 목전이다. 서울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차두리의 합류는 새로운 에너지다. 그는 호주아시안컵을 통해 한국 축구의 중심에 다시 섰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폭발적인 오버래핑에 팬들이 열광했다. 풍부한 경험이 더해졌다. 완숙미를 한껏 뽐냈고, 플레이는 더 농익었다. 현재가 전성기다. 하지만 그는 2015년 호주아시안컵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 K리그는 또 다른 터전이다. 서울과는 1년 재계약했다. 새로운 발걸음이 시작된다.

최 감독은 "지난해 은퇴를 하려던 차두리를 설득해 팀의 중심축을 맡도록 했는데, 이번에 대표팀에서 큰 활약을 하니 참 흐뭇했다"고 했다. 그리고 "차두리에게는 더 이상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아시안컵을 보면서 두리가 아버지보다 낫다고 느꼈다. 체력과 돌파력도 뒤지지 않고 좁은 공간에서 공을 지키고 드리블 하는 능력은 아버지 이상이다. 우리 팀에선 대표팀보다 더 많은 공격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정조국의 화두는 부활이다. 지난해 안산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9월 전역했다. 새로운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2경기 교체 출전에 불과했다. 올시즌 동계훈련에서 관용은 없었다. "과거의 환희는 머릿속에서 지워라"는 최 감독의 칼끝은 사나웠다. 정조국도 축구화 끈을 다시 고쳐맸다. 가고시마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진가가 나타났다. 6경기에서 팀내 최다인 5골을 터트리며 간판 주포로 다시 자리잡았다. 물론 예열에 불과하다. 그의 부활 스토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고명진도 반전이었다. 그는 지난 시즌 종료 후 J리그 빗셀 고베와 이적 협상을 벌였다. 성사 단계까지 갔다. 그러나 떠날 수 없었다. 그는 자리를 지키기로 결정했다. 고명진은 27세지만 프로 13년차의 '왕고참'이다. 2003년 중학교를 중퇴하고 프로무대에 진출했다.

최 감독은 주장 완장으로 화답했다. 고명진은 지난 시즌에는 주장 김진규(30)를 돕는 부주장 역할을 했다. 최 감독은 "고명진이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팀의 중심 역할을 하면서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고명진은 "주장은 부담감을 갖고 경기를 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큰 부담감을 품지 않고 경기장에서 제 능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옆에 있는 동료들을 도와주는 방법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고명진은 올 시즌에도 서울 중원의 핵이다.

팀이 건강하고 반듯하게 서기 위해서는 신구조화가 잘 이뤄져야 한다. 베테랑의 경우 위기에서 빛을 발한다. 차두리 정조국 고명진의 힘차게 새 시즌을 맞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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