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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1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그는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첫 A매치 무대를 누볐다. 비록 0-1로 뒤진 후반 40분 교체출격했지만 야심찬 첫 걸음이었다. 이후 그의 태극마크 스토리는 환희와 좌절, 슬픔과 즐거움의 '희로애락'으로 그려졌다.
2014년 겨울, 현역과 은퇴의 갈림길에서 선 그는 최종 결단을 내렸다. "아시안컵은 내가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대회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그는 마지막을 약속했다. 추억이 가득한 아시안컵에서의 피날레를 그렸다. 2004년, 2011년에 이어 세 번째 나서게 된 아시안컵이었다.
'맏형'의 존재감은 유독 컸다. 경기장 안팎에서 내뿜은 '해피 바이러스'는 슈틸리케호의 활력소였다.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로,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독일어가 능통한 그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며 믿음을 보였다. 축구 인생 황혼기에 출전한 아시안컵, 그에게 그라운드는 좁았다. 전성기였다. 공격과 수비에서 오른 측면을 지배한 그는 전국민의 얼굴에 웃음을 짓게한 '폭풍 질주'를 선보이며 슈틸리케호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위기의 순간 빛을 냈다. 부상 및 감기 몸살로 일부 주전들이 빠진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A조 2차전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트레이드마크인 '폭풍 질주'로 2도움을 기록했다.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도 폭풍 질주를 재연했다. 수비에서는 몸을 아끼지 않는 육탄 방어로 무실점 수비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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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