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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생애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달리고 또 달렸다. 120분 그라운드 혈투의 흔적은 얼굴에 영광의 상처로 고스란히 남았다.
22일 호주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승리(2대0 승) 직후 선수단 버스에 오르는 선수들을 향해 대한축구협회(KFA) 공식 인사이드캠이 카메라를 들이대자 김진수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싱긋 웃으며 손사래 쳤다. "찍지마요. 못생긴 얼굴 더 못생겨졌으니까."
신갈고 출신의 김진수는 될성 부른 수비자원이다. 2009년 17세 이하 청소년월드컵에서 주장으로 활약하며, '절친' 손흥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8강을 이끌었다. 경희대 진학 후인 2012년 일본 J리그 알비렉스 니가타에서 활약했고, '수비달인' 홍명보 감독의 눈에 띄어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3년 동아시안컵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김진수는 첫 경기부터 신인답지 않은 거침없는 크로스와 강력한 오버래핑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박주호, 윤석영 등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인정받았다. 브라질월드컵 포지션 경쟁에 나섰지만, 부상으로 인해 꿈이 무산됐다. 지난 10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전경기 선발출전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또래 선수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금메달 쾌거를 일궜다.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과 4년 장기계약을 맺을 만큼 실력과 멘탈, 커리어를 두루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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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수비수 김진수의 투혼에 축구 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4년전 카타르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왼쪽 풀백의 레전드' 이영표 역시 똘망똘망한 후배 김진수의 활약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 해설을 통해 '후계자' 김진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성기의 나보다 낫다"고 극찬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