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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컵]주장 교체의 오해와 진실, 두 마리 토끼잡은 슈틸리케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01-12 09:35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11일(한국시각) 호주 캔버라의 매켈러 파크에서 한국 취재진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오해가 있었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이 끝난 뒤 슈틸리케호의 주장이 바뀌었다. 구자철(26·마인츠)이 차고 있던 주장 완장이 기성용(26·스완지시티)에게 넘어갔다. 역대 한 번 선임된 주장은 국제대회 개막을 앞두고 바뀐 적이 없었다.

의견이 분분했다. '구자철이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눈밖에 났다'는 등 억측이 쏟아졌다. '뉴 캡틴'이 된 기성용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팀 동료 구자철을 흔들지 말라고 했다. 기성용은 "언론에서 자철이 얘기를 많이 하는데 자철이는 우리 팀에서 가장 좋은 선수"라며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었고 동료도 그를 잘 따라가려고 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전 전반 부진은 구자철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기성용은 "그때 전체적으로 팀이 부진했지 구자철이 부진한 게 아니었다"며 "그 친구에게 과도한 비난이 집중되는 게 개인적으로 많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주장 교체에 대한 오해와 진실은 11일에야 풀렸다.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입을 열었다. 구자철의 부활과 기성용의 책임감 향상,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수술이었다. 과감하게 매스를 든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을 주장으로 선임한 것은 구자철의 부담감을 벗겨주기 위해서였다. 구자철이 주장을 맡게되면 본인의 경기력 뿐만 아니라 다른 이슈에 신경써야 하는 부담감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자철이 본연의 임무인 축구를 잘 하게 해주려고 기성용을 주장으로 선임했다"고 덧붙였다. 또 "구자철에게 벌을 주기 위해 기성용에게 주장을 넘긴 것이 아니라 구자철을 도와주려고 택한 결정이었다"고 전했다.

기성용에 대해서는 "기성용은 오만전에서 주장의 자질을 보여줬다. 팀을 잘 리딩했다. 주장이라는 책임감때문에 본연의 임무를 더 잘 해준 모습이었다. 팀 밸런스를 잘 맞춰줬다. 기성용은 존경을 많이 받는 선수다. 자질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두 마리 토끼 잡기 프로젝트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주장 교체에 대한 오해와 진실 공방은 더 이상 슈틸리케호를 흔드는 변수가 아니다.

캔버라(호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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