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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제주 감독이 오반석을 주장으로 임명한 이유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01-06 07:21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축구하면서 처음으로 완장을 찼습니다. 부담감이 막 생기네요."

제주 유나이티드가 '조성환호'로 새롭게 출항했다. 제주는 3일부터 2015시즌을 대비하기 위한 동계훈련을 시작했다. 조성환 신임 감독은 선수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투지'와 '희생'을 강조했다. 새롭게 오반석(27)을 주장으로 임명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조 감독의 축구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조 감독은 "지난해부터 반석이를 주장으로 시켰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마침 감독으로 임명이 돼 반석이에게 완장을 줬다. 반석이는 투쟁심과 투지, 그리고 희생능력만큼은 우리팀에서 최고다. 이러한 장점이 빠르게 선수들에게 녹아내렸으면 하는 마음에서 반석이를 주장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정작 본인은 얼떨떨해 했다. 오반석은 "전혀 몰랐다. 제주도에 와서 감독님이 직접 알려 주셨다. 선배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믿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에 때문에 주장 경험이 제법 많았을 것 같았다.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오반석은 "선수생활하면서 첫 주장 도전이다. 리더십이 있었다면 그 전에 감독님들이 주장을 시켜주셨을 것"이라고 웃었다. 오반석은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제주에 온지 5년차가 됐다. 선배들과 후배들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 내가 카리스마가 있는 스타일이 아닌 만큼 소통에 중점을 두겠다"며 "감독님도 희생을 강조하신만큼 말보다 먼저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오반석은 주장의 책임감은 무겁지만, 기대감은 더 커진 시즌이라고 했다. 그는 "제주 입단 이래 올해 처음으로 주축선수들의 변화가 없었다. 물갈이 없이 이어가는 시즌이라 어색한 부분도 없었다. 선수들도 휴식기 동안 준비를 잘해서 몸상태가 괜찮다. 올해는 정말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그가 꿈꾸는 올시즌의 해피엔딩은 역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다. 오반석은 "아직도 ACL에서 뛰어보지 못했다. 올해 역시 큰 틀은 ACL 진출을 목표로 잡았다. 다른 팀들이 전보다 제주를 덜 경계하는 것 같다. 내 축구 인생은 항상 반전의 연속이었다. 아무도 몰라볼 때 오히려 올라가던 스타일이었다. 반전의 쾌감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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