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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가 언급한 이정협-권순태는 누구?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12-11 07:36


이정협. 사진제공=상주 상무

제주도 전지훈련을 통해 A대표팀에 첫 소집된 K-리거들의 2015년 호주아시안컵 발탁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내년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에 대비한 '옥석가리기'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1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깜짝 발탁' 가능성의 문을 열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두 명의 이름을 언급했다. 최초로 태극마크를 달게 된 상주의 공격수 이정협(23)과 2014년 K-리그 클래식 골키퍼 부문 베스트 11인 권순태(30·전북)였다. 권순태는 제주도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이정협과 함께 슈틸리케 감독이 이름을 언급하며 화제가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상주 경기를 5차례나 지켜봤다. 명단에 있는 모든 선수는 1~2차례가 아닌 5번 이상을 지켜봤다. 이정협 같은 경우 경기당 20~25분 밖에 뛰지 않았지만 인상 깊은 플레이를 펼쳤다"며 이정협의 발탁 과정을 설명했다. 권순태에 대해서는 "(명단에 포함된) 4명의 골키퍼 외에 권순태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태극마크 경험이 전무한 이정협과 권순태, 그들은 과연 슈틸리케 감독이 찾고 있는 "열정이 있고 배고픈 선수"가 될 수 있을까.

현역 군인으로 상주 공격수인 이정협은 프로 2년차의 신예다. 동래고-숭실대를 거쳐 2013년 부산에 입단해 27경기를 소화했다. 2골-2도움을 올렸다. 1m86의 장신이지만 유연하고 스피드가 좋다. 높이와 발재간도 고루 갖췄다. 축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위해 지난 1월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이정협은 2월에 개명을 했다. 이정기에서 이름을 이정협으로 바꿨다. 이정협은 "지난해 부산에서 이정호형이 이원영으로 이름을 바꾼 뒤 잘 풀리는 것 같더라. 그래서 나도 이름을 바꿨다"고 했다. 개명 효과가 상당했다. 이정협은 올시즌 상주에서 25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골을 넣었다. 이정협은 올시즌을 마친 뒤 "작년보다 골을 많이 넣었다. 개명 효과가 있었다"며 웃었다. 이어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제주도 전지훈련에 참가하게 됐다. 박항서 상주 감독은 "훈련을 성실하게 한다. 발전 가능성이 아주 높은 선수"라고 이정협을 설명했다. 10월 22일 열린 상주와 서울의 FA컵 4강전에서 이정협의 가능성을 확인한 슈틸리케 감독은 11월 29일 열린 상주-경남전에 신태용 대표팀 코치를 파견했다. 이정협의 컨디션을 체크하기 위해서였다. 이정협은 이날 헤딩으로 2골을 기록하며 슈틸리케 감독은 눈도장을 찍었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해 9번째 시즌을 보낸 권순태는 올시즌 K-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뽑혔다. 클래식 34경기에서 19실점, 방어율이 0.55골이다. 시즌 막판 신들린 선방으로 전북 우승의 주역이 됐다. 순발력이 뛰어나고 투지가 좋다.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그러나 유독 국가대표와는 인연이 없었다. 정성룡(29·수원) 김승규(24·울산)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 이범영(25·부산)의 벽을 넘지 못했다. 실력보다 이름값에서 밀렸다. 제주 전지훈련 명단에도 그의 이름은 없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속에 그는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권순태를 포함한) 5명 중 23명의 최종 명단에 3명의 골키퍼가 뽑힐 것"이라면서 "4명을 소집하면 골키퍼 코치가 짝을 이뤄 훈련을 진행할 수 있다. 홀수가 되면 어렵다. 또 5명이 되면 골키퍼에 대한 대표팀 비중이 부담됐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해 실망감이 컸던 권순태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이 떠 올랐다. 슈틸리케 감독의 말대로 '깜짝 발탁'의 문은 열려있다. 이정협과 권순태가 그 가능성에 도전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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