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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은 9대1이었다.
서울이 극적으로 대반전을 완성했다. 후반 44분 오스마르가 역전골을 작렬시켰다. 포항에서 종료 휘슬이 먼저 울렸다. 제주에서 종료 휘슬이 울렸다. 서울이 3위에 올라섰다. 서울과 포항은 나란히 승점 58점을 기록했다. 서울이 골득실에서 앞섰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믿기지 않았다. 그는 "운명의 장난이라고나 할까. 확률적으로 쉽지 않았고 선수들도 지쳐있었다. 하지만 3위를 떠나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팬들에게 투혼, 열망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또렷한 동기부여를 갖고 들어갔다"며 "사실 ACL 티켓은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이 잘 해줬다.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리고 싶다. 플레이오프가 남았다. 잘 준비해서 3년 연속 ACL 본선에 꼭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뻐했다.
라이벌 수원의 공이 컸다. 포항을 이기지 않았다면 서울에는 ACL의 기회는 없었다. 최 감독은 "조금의 불안감은 있었다. 수원은 얻을 것을 다 얻었다.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을 수도 있었다. 스포츠 정신을 지켜줬다. 라이벌이지만 이런 계기를 통해 화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고마워했다.
과정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최 감독은 "누군가 포항이 수원에 이기고 있다고 알려주면서 올시즌 운은 여기까지라고 체념했다. 하지만 수원이 뒤집었다고 하자 다시 정신을 다잡았다"며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는 한 해였다. 시즌 막판에 전술적으로 큰 실수를 많이 했다. 내년에는 젊은 지도자다운 강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겠다. 성적으로는 실패했지만 시련을 통해 더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서귀포=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