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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한번도 올시즌에 '닥공(닥치고 공격)'을 언급한적이 없다."
9개월 뒤 전북은 K-리그 클래식 정상에 섰다. 공격이 강했던 전북이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날개를 달고 비상했다. 앞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과 2011년의 기록과 비교해보면 올시즌 전북의 우승을 이끈 원동력이 '짠물 수비'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9년 전북은 경기당 평균 1.18실점, 2011년에는 1.07실점을 허용했다. 당시 경기당 1골씩 이상 허용하고도 K-리그 정상에 설 수 있었던 것은 경기당 2골 이상(2009년 2.11골, 2011년 2.23골)을 넣었던 '닥공' 덕분이다. 그러나 올시즌은 정반대의 그림이다. 세 번째 리그 우승컵을 거머쥔 2014년, 전북의 정규리그 33경기 경기당 평균 득점은 1.61골에 머물렀다. 2골을 넘지 못했다. 반면 실점은 경기당 0.61골에 불과했다. 정규리그 33경기에서 12개 팀 중 최소실점으로 2009년과 2011년에 비해 0.5~0.6실점 가까이 줄었다. 골을 적게 넣었지만 실점을 적게 허용하고 승리를 챙기는 '실리 축구'로 우승컵을 품었다. 김기희 윌킨슨 정인환이 포백 라인을 든든히 지켰고, '신인' 이주용과 최철순이 좌우 풀백에서 측면을 철저히 봉쇄했다. 골키퍼 권순태는 0점대 방어율로 '역대급' 선방을 선보이며 전북의 최후방을 책임졌다. "올해 실점이 적어던 것은 골키퍼와 수비수들이 잘한 것도 있지만 공격부터 전진 프레싱이 잘되었기 때문이다. 압박이 잘되니 상대에게 유효슈팅을 적게 허용했다. 1위를 차지한 것도 이런 비결 덕분이다." '닥공'을 전북에 입힌 최 감독은 우승의 원동력으로 '닥수(닥치고 수비)'를 주저 없이 꼽았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