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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순간 그는 항상 제자리를 지켰고, 이번에도 제 역할을 해냈다.
카이오가 전북에 귀중한 승리를 안긴건 서울전이 처음이 아니다. 카이오는 지난 8월에 열린 강릉시청과의 FA컵 8강전에서 후반 42분과 44분에 2골을 내리 쏟아내며 전북의 3대2 역전승을 일궈냈다. 자칫 내셔널리그팀에 패해 FA컵 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했던 전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10월 12일 열린 울산전에서도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당시 A매치와 부상으로 인해 이동국 한교원 김기희 윌킨슨 권순태 정인환 이재성 등 주전 7명이 빠진 상황에서 카이오는 헤딩 결승골을 기록하며 전북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수원과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던 전북은 '위기'로 꼽혔던 울산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3연승을 질주했고,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다.
서울전에서도 그는 위기의 순간 '해결사' 능력을 뽐냈다.이동국이 종아리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상황, 그는 평소처럼 이동국을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고 묵묵히 제 역할을 해냈다. '무승부 작전'을 펼친 최강희 전북 감독조차 기대하지 않았던 골이다.
경기를 마친 카이오는 다시 '예의'를 갖춘 경기 소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결승골을 넣고 팀이 우승에 다가서 기쁘다"면서도 "이동국이 다쳐서 상당히 마음이 안 좋다. 이동국이 부상으로 빠지면 내가 기회를 잡지만 그만큼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동국이 TV로 경기를 보면서 내 골을 기뻐했을 것이다. 이 골을 이동국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극적인 골이 많은 것에 대해서는 '성실함'을 비결로 꼽았다. 그는 "나는 항상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뛴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다른 국가에서 뛰었을 때부터 경기 종료 직전에 골을 많이 넣는 편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암=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