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정 마친 슈틸리케호, 이제는 중동 모래바람 넘어라

울리 슈틸리케 신임 감독이 데뷔전을 펼쳤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파라과이를 맞아 A매치 평가전을 가졌다. 대표팀이 파라과이에 2대0으로 승리했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
천안=송정헌 기자 [e-mail]/2014.10.10

국내에서 경기를 마친 슈틸리케호가 11월에 집을 떠난다. 중동의 모래바람과 마주한다. A대표팀은 11월 14일 요르단 암만에서 요르단과, 18일에는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내년 1월 열리는 2015년 호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위해 중동 원정은 필수다. 우선 아시안컵 출전 16개팀 가운데 10개팀이 중동국가다. 1960년 우승 이후 55년만에 우승을 노리는 한국에게 중동은 꼭 넘어야하는 산이다. 요르단과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한국은 아시안컵 A조에서 오만과 1차전, 쿠웨이트와 2차전을 치른다. 초반 2경기에서 승리해야 홈팀 호주와의 마지막 3차전을 부담없이 맞이할 수 있다. 요르단은 아시안컵 예선에서 오만과 2번 맞붙어 모두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가상 오만, 가상 쿠웨이트로 요르단은 최적의 상대다. 요르단 역시 D조에서 일본과 맞붙는다. 8강 진출을 위해서는 일본과의 경기에서 무승부 이상을 해야 한다. 가상 일본으로 한국이 적임자다.

이란과의 원정 맞대결은 경험 축적의 기회다. 한국은 이란에 약하다. 이란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7무11패로 열세다. 특히 이란 원정에서는 2무3패를 기록, 단 한번도 이긴 적이 없다. 해발고도 1200m 고지대인데다가 10만 팬들의 함성이 가득한 테헤란에서의 경기는 항상 어려웠다. 강한 상대와 불리한 환경에서 싸우는 것은 슈틸리케호의 진정한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아시안컵 토너먼트를 대비한다는 의미도 있다. 한국과 이란은 1996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부터 2011년 카타르 대회까지 5개 대회 연속 8강에서 격돌했다. 양 팀은 2승1무2패로 팽팽하게 맞섰다. 2007년 동남아 4개국 대회에서는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한국이 승리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이란과 4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안컵 진검승부를 앞두고 서로의 전력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다.

슈틸리케호의 주축인 유럽파와 중동파를 소집하는 것도 쉽다. 유럽파의 경우 한국으로 오려면 소속팀의 경기가 끝난 뒤 10시간 이상 날아와야 한다. 장거리 이동과 시차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반면 중동에서 경기를 펼칠 경우 4~5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부담이 줄어든다. 중동파는 더욱 이동이 쉽다. 체력 손실의 걱정을 덜 수 있다.
이 건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