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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26·울산)의 진격이 멈춰선 지 2주가 다 되어가고 있다. 17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본선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전반 18분 부상으로 쓰러진 뒤 재활에 몰두했다. 하지만 홍콩과의 16강전에 이어 '필승카드'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과의 8강전까지 결장했다. 부상의 여파를 무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떨어지는 경기 감각이 정작 승부처에 나서게 될 그라운드에서 독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광종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은 태국전에 김신욱 카드를 내놓겠다고 했다. "4강전에는 출전시킬 것이다."
하지만 이 감독은 이번에도 '김신욱 카드'를 아끼는 쪽을 택했다. 3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4강전에서도 김신욱은 없었다. 김신욱은 지난 27일부터 정상적인 팀 훈련을 소화했다. 28일 일본과의 4강전을 마친 뒤 "몸상태는 70%다. 어제 처음 훈련을 했다. 태국전은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지만 몸은 불안하다"고 했다. 태국전 결장은 이런 김신욱의 의중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다.
28년 만의 금사냥은 남북대결이다. 더 이상 북한은 수비와 역습만 하는 팀이 아니다. 좁은 수비와 미드필드 간격와 좌우 측면을 고루 활용하면서 결승까지 치고 올라왔다. 수비진의 뛰어난 압박은 오히려 한국에 비해 낫다는 평이다. 그러나 수비수들의 거친 플레이와 측면 공간에서 자주 공간을 내주는 약점을 드러냈다. 제공권이 좋으면서도 빠른 발을 갖춘 김신욱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에 안성맞춤인 상대다. 3일 간격으로 계속 경기를 치렀던 동료들에 비해 체력적으로도 뛰어나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라크와 연장혈투 끝에 결승에 오른 북한의 수비진의 발은 무겁다.
김신욱은 "우리는 역대 아시안게임 멤버 중 최약체다. 하지만 조직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팀워크와 열정으로 금메달을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남북대결은 그간의 다짐을 실현할 수 있는 화룡점정의 무대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