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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김신욱 '특급 조커'로 화려한 변신할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9-28 07:12


인천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예선전 한국과 말레이지아의 경기가 14일 문학경기장에서 열렸다. 후반 한국 김신욱이 추가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2014.09.14/

'와일드카드' 김신욱(26·울산)은 아픔이었다.

이광종 감독이 야심차게 꺼내든 카드였다. 그는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변방에서 중심으로 우뚝섰다.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이 '인생의 경기'였다.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에서 선발 출전했다. 부진했던 박주영을 대신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그의 큰 키(1m98)가 빛을 발했다. 상대 수비수들과의 공중볼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 탈아시아급 헤딩력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부상 투혼은 또 다른 감동이었다. 전반 상대 선수와 부딪쳐 발목이 접질리는 부상을 했다. 그래도 참고 뛰었다. 그러나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브라질월드컵은 상처로 남았다.

인천아시안게임, 기대가 컸다. 출발은 산뜻했다. 14일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 선발 출전, 1-0으로 앞선 후반 33분 추가골을 터뜨리며 팀의 3대0 쾌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17일 사우디라아비아와의 2차전에서 전반 17분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상대 태클에 오른쪽 종아리를 부상했다. 21일 라오스와의 3차전에 이어 25일 홍콩과의 16강전에 결장했다.

운명의 한-일전, 그의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광종호가 28일 오후 5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일본과 8강전을 치른다. 28년 만의 금사냥으로 가는 길목에서 일본과의 승부는 피가 끓어 오를 만한 무대다. 김신욱도 마찬가지다. 그는 홍콩전 직후 "뛰지 않을 수가 없는 경기다. 한-일전을 이긴 기억이 오래 전이다. 우승을 위해서라도 일본은 반드시 꺾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급 조커'로 화려하게 변신할 지가 관심이다. 이 감독은 김신욱의 출격을 예고했다. 하지만 선발은 아니다. 그는 27일 "김신욱이 조깅 등 팀 훈련을 소화했다. 정상적인 몸상태는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출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약 30분 정도 소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신욱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분위기 메이커다. 훈련이나 생활 속에서 후배들과 재미있는 대화를 통해 팀 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든다. 다가오기 힘든 후배들에게 먼저 말을 건다. 홍콩전에서는 이용재(23·나가사키)를 움직였다. 이용재는 후반 13분 오른발 결승골을 터뜨린 후 벤치로 달려가 김신욱의 품에 안기는 세리머니를 했다.

김신욱은 "그동안 용재와 내가 공격수로 경험했던 부분, 타깃맨의 역할 등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를 나눠왔다. 오늘 경기는 내가 (이번 대회에서) 뛰었던 경기보다 더 뛰어났다"며 후배를 먼저 챙겼다. 그리고 "모든 결과는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가 책임을 져야 한다. 후배들과 함께 하는 결과라고 해도 책임은 와일드카드의 몫"이라며 "후배들에게 '우리는 원래 병역 의무를 이행했어야 할 사람들이었다. 그동안 병역 혜택을 받은 팀은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팀과 2012년 런던올림픽 대표팀 뿐이었다. 때문에 (병역 문제를) 신경쓰지 말고 우리의 플레이를 하는데 집중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후배들이 부담감없이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신욱의 피날레는 한-일전이 아니다. 더 높은 이상이 그의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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