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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성아! 위로 올라가!"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A조 2차전을 하루 앞둔 16일 이광종호의 훈련이 열린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 백호구장. 볼만 잡으면 다들 이재성(22·전북)만 찾았다. 전방으로 올라가라고 소리쳤다. 이재성은 쉼없이 움직였다. 1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2차전 사우디전 공격의 선봉이다.
코칭스태프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1차전 말레이시아전에서 이겼지만 경기 내용이 안 좋았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재성과 박주호를 배치했다. 이들은 계속 뒤로 물러섰다. 결국 공격과 수비는 단절됐다.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그래도 상대가 말레이시아였기에 다행이었다. 결국 선수들의 개인 기량으로 골을 만들어내며 승점 3점을 챙겼다.
하지만 사우디는 다르다. 사우디는 선수들은 개인 기량이 뛰어나다. 공간을 내주면 위험하다. 특히 압둘라 알감디를 축으로 한 공격진의 스피드와 개인기는 위협적이다. 이들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재성 전진배치를 통한 전방 압박'이다. 수비가 좋고 공격 전개 능력이 뛰어난 이재성을 끌어올려 사우디에게 틈을 주지 않고 동시에 쉼없는 공격을 하겠다는 생각이다.
승리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사우디만 잡아낸다면 사실상 조1위를 확정할 수 있다. 3차전 상대 라오스는 A조 최약체다. 승리가 유력하다. 3승으로 조1위를 차지한다면 16강과 8강전이 비교적 무난하다. 조2위로 올라간다면 16강에서 우즈베키스탄과 만날 수 있어 껄끄럽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공격의 숫자를 늘릴 수 밖에 없다.
이재성 전진배치 전술 최적화를 위한 준비도 마쳤다. 이 감독은 우선 원톱으로 나설 김신욱에게 '활동 반경을 넓혀라'고 주문했다. 이 감독은 "김신욱에게 활동폭을 더 넓게 가져가라고 했다. 스토퍼를 끌고 사이드로 나오면서 공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앙 미드필더인 박주호에게는 '수비 전념'을 당부했다. 훈련 중에도 박주호는 전방 공격 가담을 자제했다. 대신 포백 라인 바로 위에서 수비 강화에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사우디전 핵심이 된 이재성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훈련이 끝난 뒤 만난 이재성은 "위로 올라가서 플레이하라는 주문을 받았다. 공격의 고리 역할과 함께 상대 역습을 최일선에서 끊는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윗선에서 뛰는 것을 더 좋아한다. 내 플레이 스타일도 공격적이다. 전북에서와 비슷한 포지션인만큼 잘해내겠다"고 약속했다.
파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