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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또 긴장이었다.
경기시작 3시간 전부터 '열공모드'였다. 국기 및 선수 입장부터 국가 연주, 심지어 선수단 호명까지 리허설 무대가 3번이나 펼쳐졌다. 한 순간의 실수가 잔칫상을 엎을 수도 있었다. 지난 12일 북한 선수단 입국을 전후해 인공기 게양, 훈련장 걸개 철거 요구 등 논란의 연속이었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경기장 밖은 마치 국빈맞이를 하는 분위기였다. 경기장 곳곳에는 형광색 조끼를 입은 경찰들이 포진했다. 특수경찰과 특수견이 맴돌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북한 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남북공동응원단이 카드섹션을 놓고 경기장 관계자와 작은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스포츠 제전에 드리운 분단의 아픈 그림자였다.
반면 그라운드엔 여유가 넘쳤다. 경기시작 1시간 30분 전 붉은색 훈련복을 입은 북한 선수단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부분 밝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거닐었다. 경기 전 훈련에 앞서 자신들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남북공동응원단을 찾아가 박수로 답례하는 모습도 보였다. 북한 선수단 관계자는 직접 경기 운영실을 찾아 인공기 영상 및 국가를 꼼꼼히 체크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축구에서 인공기 대신 태극기 사진이 걸렸던 것을 의식하는 눈치였다.
모두를 긴장시켰던 북한 선수단의 인천아시안게임이 무사히(?) 시작됐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