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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독일월드컵 이후 한국축구는 '양박의 시대'였다. 박지성과 박주영은 허리와 공격을 이끌며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과도기던 한국축구의 버팀목이 됐다.
이번 9월 A매치 2연전에는 이동국(전북) 차두리(서울) 등 베테랑들과 이명주(알 아인) 김주영(서울) 등 대표팀과 큰 인연을 맺지 못한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치며 스포트라이트가 분산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빛난 것은 기존의 대표팀을 이끌었던 손흥민과 기성용이다. 신태용 코치는 이들의 능력을 극대화한 프리롤과 포어 리베로 전술을 활용하며 많은 성과를 얻었다.
손흥민은 브라질월드컵 이후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다. 토털 패키지로 거듭났다. 손흥민은 좌, 우, 중앙으로 오가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한국 공격은 손흥민의 발끝에 춤을 췄다. 디에고 고딘(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마르틴 카세레스(유벤투스) 등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수비수 사이에서도 존재감이 확실했다. 빠른 스피드와 공간을 찾아가는 눈, 날카로운 슈팅 등 특유의 장점은 여전했다. 손흥민은 혼자 힘으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선수였다. 여기에 새로운 무기를 추가했다. 과감한 전진 패스와 세트피스 능력까지 더했다. 손흥민은 중앙으로 이동하며 좌우로 벌리는 공격수들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다. 정확도는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한층 경기를 보는 시야가 높아진 느낌이었다. 코너킥도 정확했다. 세차례 코너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기성용의 헤딩슈팅을 연결하는 등 날카로운 킥감각을 과시했다. 만능형 공격수로 다시 태어나고 있음을 완벽히 보여줬다.
손흥민과 기성용, 흥용 듀오의 엄청난 존재감으로 한국축구는 다시 한번 세계 무대에 도전할 자신감을 얻게 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