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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반응은 '존경'이었다. '역할'을 부탁하는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본인은 '다시 시작'을 말했다.
소집 첫날 경기도 고양시 MVL호텔로 집결한 선수들은 모두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동국과 열세살 차이가 나는 손흥민(22·레버쿠젠)은 "리그에서 계속 득점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대단하다.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이청용(26·볼턴) 역시 "내가 동국이 형 나이가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많은 나이에도 좋은 경기를 한다는 점을 본받고 싶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근호(29·상주)는 "동국이 형은 검사를 해봐야 한다"며 농을 던진 뒤 "나이를 잊은 것 같다. 이번에 비결이 뭔지 알아내야겠다"고 했다.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한국은 베테랑 부재의 문제를 뼈져리게 맛봤다. 9월 A매치에서 공석인 감독을 대신해 팀을 이끌게 된 신태용 코치(44)는 "이동국이 맏형인만큼 솔선수범으로 팀을 리드해야 한다. 동생들을 챙겨주면서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신 코치는 "노장과 신예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개개인 면담을 통해 하나로 뭉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참의 역할을 강조했다. 대표팀 내 '넘버2'인 차두리(34·서울)도 "동국이 형과 내가 굳이 말하기 전에 후배들이 알아서 잘하고 있다"면서 "후배들과 이야기하다보면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했다. 이동국은 "'센추리 클럽 가입을 위해 이동국을 뽑자'거나 '마지막으로 은퇴식도 열어주자'는 등 얘기가 있었다. 그렇게 대표팀에 오고 싶지는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은퇴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님도 '너 실력으로 A매치 100번째 경기를 치르게 됐다'고 하더라.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양=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