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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청용(26·볼턴)보다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롤러코스터를 탔다. 서울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선 순항했지만, 정규리그는 12개팀 가운데 11위까지 떨어졌다. 고명진도 출발이 더뎠다. 동계전지훈련 기간 중 부상 악재를 만났다. 시즌 개막에 몸시계를 맞췄지만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재계약 문제까지 겹치면서 흔들렸다. 4월이 최악이었다. ACL 센트럴코스트(호주)와의 원정경기와 K-리그 포항전에선 아예 엔트리에 제외됐다. 어느 해보다 기대가 컸던 최 감독도 실망스러웠다.
다행히 방황은 길지 않았다. "서울에 12년 있었다. 서울에 있던 기간 중 올시즌이 가장 힘든 시간이다. 나의 말이나 생각은 필요없다. 몸으로 보여주고 싶다. 힘든 시기를 극복할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 가슴에는 엠블럼이 있다. FC서울이라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잃지 않고 반드시 연말에 웃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4월 23일 베이징과의 ACL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둔 그의 배수진이었다.
플레이는 무르익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는 있다. 공격포인트다. 고명진은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단 한 골도 터트리지 못했다. 전북전 도움이 첫 공격포인트였다. 이름값에 버금가는 공격포인트가 필요하다. 그래야 더 성장할 수 있다. 최 감독도 내심 고명진의 골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은 9월 클래식 5경기, ACL 4강 1차전을 치른다. 그러나 인천아시안게임에 차출된 상승세의 윤일록이 없다. 차두리와 김주영은 A대표팀에 소집됐다. 7일과 10일 정규리그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고명진의 올시즌 타이틀은 '부주장'이다. 중원의 키를 쥐고 있는 그의 그래프는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전히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의 운명이 곧 팀의 운명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