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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의 전성시대는 1990년대말부터 2000년대 중반 까지였다. 1997~1998시즌 우승이 출발이었다. 이후 3시즌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1~2002시즌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03~2004시즌에는 무패 우승(26승12무)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후 아스널의 위세는 한 풀 수그러들었다. 2013~2014시즌까지 리그에서 최고 순위는 3위에 불과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출전 가능선인 4위 자리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이유는 투자 부족이다. 아스널은 전통적으로 거액을 쓰지 않았다.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기보다는 어린 선수들을 데려와 키우는 편이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 시어 월콧, 애런 램지, 잭 윌셔 등이 대표적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 때문이었다. 벵거 감독은 유망주 발굴에 능하다. 아스널 내부에서도 유망주 발굴을 위한 스카우트 부서가 상당히 많다. 이들은 전세계를 상대로 유망주를 찾고 계약을 한다. 그러는 사이 거액을 쓰는 다른 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첼시와 맨시티는 각각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셰이크 만수르의 '머니파워'에 힘입어 팀성적을 끌어올렸다. 맨유 역시 투자 마인드를 여전히 과시하고 있다. 조금씩 아스널을 위한 자리는 사라져갔다.
큰 손 변신의 목적은 구단 가치 상승이다. 아스널은 최근 평가된 유럽 구단 시장 가치에서 힘겹게 10위권을 유지했다.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맨유, 맨시티는 물론이고 유벤투스나 파리 생제르맹에게도 밀리고 있다. 모든 것이 우승컵과 스타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구단의 가치가 높아야 스폰서 금액도 올라간다. 또 구단을 팔 때도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
거액을 쓰는 데도 무리가 없다. '실탄'은 충분하다. 아스널은 최근 용품업체를 나이키에서 푸마로 바꾸었다. 계약 규모는 1년에 3000만 파운드(약 529억 원)에 달한다. 또 6만석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입장 수익과 TV중계권료를 통해서도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이 실탄을 무기로 아스널은 지금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