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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풍부한 실탄 앞세워 업그레이드 노린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8-12 07:20


아스널이 커뮤니티실드 우승을 차지했다. ⓒAFPBBNews = News1

아스널의 전성시대는 1990년대말부터 2000년대 중반 까지였다. 1997~1998시즌 우승이 출발이었다. 이후 3시즌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1~2002시즌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03~2004시즌에는 무패 우승(26승12무)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후 아스널의 위세는 한 풀 수그러들었다. 2013~2014시즌까지 리그에서 최고 순위는 3위에 불과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출전 가능선인 4위 자리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이유는 투자 부족이다. 아스널은 전통적으로 거액을 쓰지 않았다. 스타 선수들을 영입하기보다는 어린 선수들을 데려와 키우는 편이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 시어 월콧, 애런 램지, 잭 윌셔 등이 대표적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 때문이었다. 벵거 감독은 유망주 발굴에 능하다. 아스널 내부에서도 유망주 발굴을 위한 스카우트 부서가 상당히 많다. 이들은 전세계를 상대로 유망주를 찾고 계약을 한다. 그러는 사이 거액을 쓰는 다른 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첼시와 맨시티는 각각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셰이크 만수르의 '머니파워'에 힘입어 팀성적을 끌어올렸다. 맨유 역시 투자 마인드를 여전히 과시하고 있다. 조금씩 아스널을 위한 자리는 사라져갔다.

아스널은 돌파구를 찾았다. 결국 해답은 '돈'이었다. 지난 시즌 아스널은 이적 시장의 큰 손으로 변신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던 메수트 외질을 3900만파운드(약688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왔다. 신호탄이었다.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아스널의 씀씀이는 더욱 커졌다. 바르셀로나의 공격수 알렉시스 산체스를 데려오며 3500만파운드(약 608억원)를 지불했다. 마티유 드뷔시를 1200만파운드(약 208억원), 골키퍼 다비드 오스피나를 300만파운드(약 52억원)에 영입했다. 사우스햄턴의 유망주 칼럼 챔버스 영입에 1600만파운드(약 278억원)를 투자했다. 아스널이 현재까지 사용한 이적료만 6600만 파운드(약 1146억 원)다. 2012년 여름이적시장의 총 영입비용 3600만파운드(약 626억원)의 2배 수준이다. 아스널의 선수 영입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손흥민이 뛰고 있는 바이엘 레버쿠젠의 미드필더 라스 벤더와 레알 마드리드의 사미 케디라까지 노리고 있다. 이같은 영입 덕택에 아스널은 11일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커뮤니티실드에서 3대0으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04년 이후 10년만의 커뮤니티실드 우승이었다.

큰 손 변신의 목적은 구단 가치 상승이다. 아스널은 최근 평가된 유럽 구단 시장 가치에서 힘겹게 10위권을 유지했다.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맨유, 맨시티는 물론이고 유벤투스나 파리 생제르맹에게도 밀리고 있다. 모든 것이 우승컵과 스타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구단의 가치가 높아야 스폰서 금액도 올라간다. 또 구단을 팔 때도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

거액을 쓰는 데도 무리가 없다. '실탄'은 충분하다. 아스널은 최근 용품업체를 나이키에서 푸마로 바꾸었다. 계약 규모는 1년에 3000만 파운드(약 529억 원)에 달한다. 또 6만석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입장 수익과 TV중계권료를 통해서도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이 실탄을 무기로 아스널은 지금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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