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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경기 1승, 올 시즌 전반기 인천의 성적표다.
속절없이 추락했다. 선제골만 내주면 무너졌다. 곤두박질 치는 성적 속에 사기는 추락했다. "매사에 의욕이 안 생기더라. 잠을 설친 것은 물론이고 사람조차 만나기 싫을 정도였다. 매일 멍한 정신 속에 무엇을 하는지도 몰랐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몸서리를 쳤다. 인천의 악몽은 후반기 초반까지 계속됐다. 그대로 강등행 급행열차를 탈 듯 했다.
확 달라진 비결은 주인의식이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주장(박태민)만이 팀의 중심이라고 생각하지 마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선제골에 넋을 놓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던 선수들의 지난날에 회초리를 들었다. 그러면서 책임감을 강조했다. "강등 경쟁의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모두가 보지 않았는가. 나와 선수들 모두 강등이라는 부끄러운 역사에 이름을 남기진 말자고 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기간 동안 체질 개선에 매달렸다. 곧 결과가 드러났다. 입을 다물었던 선수들이 소통으로 뭉쳤다. 그라운드를 감싼 질책과 칭찬은 곧 투지로 변신했다. 김 감독은 "경남전을 앞두고는 선수들 스스로 모여 미팅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더라. 고마운 마음 뿐"이라고 흡족해 했다.
연승은 반전의 서막일 뿐이다. 갈 길이 멀다. 피튀기는 강등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된다. 3연승에도 김 감독이 웃지 않는 이유다. 김 감독은 "흐름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우리가 지금 좋은 흐름을 타고 있지만,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며 "우리에겐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