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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3연승→4연패' 전남, 반전의 조건은?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8-11 07:13



하석주 감독의 잘나가는 전남이 위기를 맞았다.

7월 신명나게 3연승을 달렸다. 전남 돌풍은 태풍으로 바뀌었다. 하 감독은 프로축구연맹이 뽑은 '7월의 감독'에 선정됐다. 그런데 불과 열흘새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 8월 들어 승리가 없다. 순식간에 4연패다. 3~7월까지 최고랭킹 2위, 꾸준히 4강권을 유지했던 전남이 상하위 스플릿의 마지노선인 6위로 내려앉았다. 하 감독은 전북, 제주 등 강팀과의 원정경기가 이어지는 8월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위기감을 나타냈었다.

'8월 고비론'이 현실이 됐다. 지난달 23일 제주 원정에서 패한 후 강호들과의 살인적인 '3.6.9 일정'에서 전패했다. 3일 전북 원정, 6일 인천 홈경기, 9일 울산 원정에서 모두 졌다. 무엇보다 2012년 10월21일 이후 5무를 기록한 인천에 홈에서 1대2로 역전패한 부분은 뼈아팠다. 전반 39분 레안드리뉴가 선제골을 기록하고도 후반 2골을 내주며 1대2로 역전패했다. 9일 울산전 역시 전반 내내 팽팽한 경기를 펼치고도 전반 종료 직전 '이적생' 양동현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대1로 패했다. 3연승의 상승세가 순식간에 4연패로 돌아섰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첫째, '9골'로 리그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는 '광양루니' 이종호가 아홉수에 묶였다. 올시즌 전남은 이종호가 골을 기록한 경기에서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 이종호가 성남전 이후 5경기째 침묵하면서 전남은 4연패를 기록중이다.인천, 울산전에서는 아예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하 감독은 "어린 선수라 심리적 부담감이 따를 수도 있다. 그러나 대형 스트라이커, 큰선수가 되려면 이 고비를 반드시 넘겨야 한다. 강팀을 상대로 터져줘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 전남은 선수층이 두텁지 않다. 일주일에 3번씩 치러지는 한여름 살인 일정속 체력전에서 고전하고 있다. 8월 첫경기에서 임종은 등 선수들이 줄부상하면서 밸런스가 무너졌다. 스테보, 안용우, 이종호 등 기존 에이스들이 전반기처럼 팔팔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셋째, 상대팀들이 전남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주장 방대종은 "전반기에는 우리를 얕보고 들어오는 팀들이 많았다. 최근 전남이 성적을 내면서 모두 단단히 준비를 하고 오는 것같다"고 했다. 리그가 후반기로 치달을수록 경기는 치열해지고 있다. "12팀 체제에서 절대 강팀 몇팀을 제외하고는 이기지 못할 팀도, 만만하게 볼 팀도 없다"고 했다. 하 감독은 "강팀을 상대로 강한 팀이 강팀이다. 강팀을 상대로 골을 넣지 못하는 점이 문제다. 올시즌 전북에게 2번 연속 0대2로 패한 것도 마음에 걸린다"고 아쉬워 했다.

그러나 하 감독은 선수들을 탓하지 않았다. 시즌 첫 4연패 직후 고개를 푹 숙인 선수단 앞에서 "모든 것이 감독인 내 잘못이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너희들은 절대 고개 숙이지 마라"고 격려했다. 선수들은 패배앞에 겸허해졌다. 주장 방대종이 말했다. "경기를 뛴 것은 저희들인데 감독님이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다 저희 탓입니다."

전남은 17일 수원과의 홈경기, 24일 부산 원정, 31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반전을 노린다. 방대종은 "다행히 우리에겐 일주일의 시간이 있다. 반드시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원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12일 선수단 저녁 회식을 결정했다. 방대종은 "우리팀의 강점은 끈끈함이다. 회식을 통해 체력도 보충하고 팀워크를 다질 것이다. 자체 미팅을 통해 부진의 원인을 스스로 찾아내고 분위기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했다. '강팀의 자격', 전남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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