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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해에서 첫 K-리그, 이차만 감독 고향이라 더 아팠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8-03 21:31


이차만 감독.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경남FC는 4연패, 13경기 연속 무승(7무6패).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분위기를 바꿨다. 경남은 3일 창원축구센터가 아닌 김해종합운동장에서 FC서울을 초대했다. 김해는 이차만 감독(64)의 고향이다. 고향이라 이 감독도 특별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경남의 지휘봉을 잡은 후 고향 김해는 처음이다. 1승을 하고 싶은 마음은 말이 필요없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사력을 다하겠다." 승부욕이 대단했다.

경남도 기대가 컸다. 구름관중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사무국에는 티켓 예매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김해시축구협회와 김해시청도 많은 수의 티켓을 사갔다. 1만1000여석의 김해종합운동장이 가득찰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비가 야속했다. 태풍은 비켜갔지만 장대비가 팬들의 발걸음을 돌렸다. 입장 관중은 5016명이었다.

K-리그 최고령 감독인 이 감독의 상대는 최연소인 최용수 서울 감독(43)이었다. 최 감독도 물러서지 않았다. "피차일반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와 FA컵 등은 생각하지 않겠다. 오늘 경기가 총력전"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은 경남 원정경기를 필두로 무려 9경기를 치른다. 사흘마다 경기가 열린다. 클래식 6경기 외에 '단두대 매치'도 기다리고 있다. 13일 원정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FA컵 8강전을 벌인다. 20일과 27일에는 포항 스틸러스와 ACL 8강 1, 2차전을 갖는다. 운명의 8월이다.

하지만 이 감독도, 최 감독도 웃지 못했다. 경남과 서울이 1대1로 비겼다. 후반 한 차례씩 골문이 열렸다. 포문은 경남이 열었다. 진경선이 코너킥 상황에서 올린 크로스를 스레텐이 헤딩으로 화답했다. 서울은 후반 14분 김치우의 크로스를 에벨톤이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골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경남 후반 중반 이후 더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슈팅수는 13대9로 앞섰다. 볼점유율도 53대47이었다. 하지만 2~3차례 결정적인 찬스에서 볼은 골문을 살짝 비켜갔다.

이 감독이 더 아팠다. 경남은 인천과 승점 14점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최 감독도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6위 울산(승점 24)과의 승점 차를 2점으로 좁혔다. 승점 22점의 서울은 6일 울산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면 그룹A 생존 마지노선인 6위에 오른다.

이 감독은 "정말 홈에서 한 번 이기려고 했다. 운이 안따랐다. 팬들을 위해 1승을 하고 싶었는데 안돼서 아쉽다. 많이 보완됐고, 열심히 하고 있는데 결과가 좀 안좋으니 아쉽다"며 땅을 쳤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긴다는 것을 선수들이 느껴야 한다. 오늘 같은 경우 꼭 승점 3점을 챙기려고 했다"고 말한 후 한숨을 내쉬었다.


최 감독은 "반드시 A그룹으로 올라가야 된다. 그러나 오늘같은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너무 쉽게 접근하지 않았나라고 생각된다"며 "우리보다 약팀이 없다. 7위가 우리의 진정한 순위표다. 두 배로, 열 배로 더 노력했을 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홈에서 치르는 울산전에서 반드시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두 감독 모두 잠을 이룰 수 없는 밤이었다.
김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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