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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성용이 풀려야 한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6-24 06:42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예선 대한민국과 알제리의 경기가 23일 (한국시간) 포르투 알레그레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오 경기장에서 열렸다. 태극전사들이 알제리에게 세번째 골을 허용하고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포르투 알레그레(브라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23/

역시 '키플레이어' 기성용(스완지시티)이 풀려야 한다.

공격의 마무리를 손흥민(레버쿠젠)이 한다면, 경기를 만들어가는 것은 기성용의 몫이다. 수비를 중시하는 홍명보호는 무게 중심이 뒤쪽에 있다. 공격 작업시 수비쪽에서 빌드업이 시작되는 횟수가 많다. 포백 앞에 포진한 기성용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성용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볼을 받아 빌드업을 진행한다. 파트너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이 패스보다는 수비에 장점을 가진 선수라 기성용이 어떻게 볼을 배급하느냐에 따라 공격의 색깔이 달라진다. 기성용은 때로는 과감한 드리블로 공간을 만들고, 때로는 좌우로 갈라주는 롱패스로 측면공격의 속도를 올려준다. 홍명보호의 공격이 잘 풀리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기성용의 발끝을 주목해야 한다.

23일(한국시각) 알제리전에서 홍명보호는 기성용의 플레이에 따라 춤을 췄다. '전반도 이렇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을정도로 편차가 큰 전, 후반이었다. 전반은 말그대로 최악이었다. 기성용의 몸이 너무 무거워보였다. 기성용이 움직이질 못하니 빌드업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당황한 중앙수비는 제대로 전개를 하지 못하고, 의미없는 백패스와 롱패스만을 반복해야 했다. 전반 슈팅이 한개도 나오지 못한 것은 손흥민, 구자철(마인츠) 등이 부진한 플레이를 펼쳐서가 아니라 후방에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비시에서도 경고를 의식한 나머지 소극적인 움직임을 계속했다.

후반 들어 기성용의 플레이가 달라졌다. 아니 각성했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 하다. 기성용이 살아나자 홍명보호의 공격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후반 5분 추격의 실마리가 된 손흥민의 골은 기성용의 정교한 롱패스에서 출발했다. 기성용은 시종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한국영에게 아예 후방을 맡기고 과감히 전진했다. 장기인 중거리슛도 살아났다. 후반 14분 음볼라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멋진 골을 기록할 수 있었다. 달라진 기성용의 플레이는 기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전반 단 1번의 '공격지역 공격 전개'를 했던 기성용은 후반에는 6번으로 횟수를 늘렸다. 전반 단 한번도 하지 못한 '페널티지역 공격전개' 역시 후반 2번이나 했다. 톱스피드도 전반 22.64km에서 후반 26.66km로 빨라졌다. 기성용이 얼마나 이를 악물고 플레이했는지 보여준 수치다. 일찌감치 더 적극적인 플레이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는 후반전이었다.

무조건 벨기에를 넘어야 한다. '키플레이어' 기성용의 활약이 중요하다. 그가 살아야 공격이 풀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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