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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텔리-수아레스'잉글랜드 두번 울린 EPL출신 악동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6-20 13:37


ⓒAFPBBNews = News1

'신사의 나라' 잉글랜드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EPL 출신 '악동'들의 골에 연거푸 울었다.

15일(한국시각) 조별리그 D조 1차전 잉글랜드-이탈리아전, 1-1로 팽팽하던 후반 5분 '맨시티 출신 악동' 발로텔리(AC밀란)가 헤딩 결승골을 쏘아올렸다. 이탈리아가 2대1로 승리했다. 발로텔리는 중계카메라를 향해 눈을 찡긋하며 손가락으로 '2대1' 스코어를 명시했다. 약올리듯 잉글랜드 팬들의 가슴을 후벼팠다. 이탈리아의 브라질월드컵 첫승을 이끈 발로텔리는 이날 맨오브더매치(MOM, 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20일 우루과이전에선 '리버풀 현역 악동' 수아레스가 2골을 몰아쳤다. 수아레스 역시 이날의 MOM 이었다. 잉글랜드의 등에 제대로 비수를 꽂았다. 수아레스는 무릎 부상에서 갓 돌아온 선수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기민한 움직임으로 전반 38분과 후반 39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우루과이에 귀중한 첫승, 승점 3점을 안겼다. 특히 루니가 자신의 월드컵 첫골, 동점골을 터뜨린 직후인 후반 39분, 수아레스의 두번째 결승골 장면은 뼈아팠다. 무슬레라 골키퍼의 골킥이 '한솥밥 동료'이자 잉글랜드 축구의 자존심 스티븐 제라드의 머리를 맞고 뒤로 흘렀다. 이 공은 공교롭게도 수아레스 발 앞에 뚝 떨어졌다. 먹잇감을 놓치지 않았다.제라드가 의도치않게, 어시스트를 해준 셈이 됐다. 2연패 악몽속에 잉글랜드가 고개 숙였다. 두 경기 모두 '미운정 고운정' 든 프리미어리그 출신 '악동'들이 지배했다.

수아레스는 경기후 인터뷰에서 잉글랜드를 직겨냥했다. "나는 이순간을 오랫동안 꿈꿔왔다.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 왜냐하면 내가 앙글랜드에서 겪었던 비판과 시련 때문"이라고 했다. "경기전 잉글랜드의 많은 이들이 지난 몇년간 내 행동과 태도를 조롱했다. 내게는 (골을 넣을) 매우 적절한 타이밍이었다. 이제 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알고 싶다"고 패기만만하게 말했다. "오늘 경기는 내가 뛴 최고의 경기중 하나다. 어메이징한 순간이었다. 며칠전만 해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발로텔리 트위터
잉글랜드의 2연패를 지켜본 발로텔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1일 새벽 1시 코스타리카전을 앞두고 트위터를 통해 발칙한(?) 메시지를 던졌다. '만약 우리가 코스타리카를 이긴다면, 나는 영국 여왕님의 키스를 받고 싶다. 물론 당연히 뺨에….ㅋㅋㅋ' 애타는 잉글랜드 팬들을 향한 조롱과 유머가 섞인, '악동'다운 메시지였다.

잉글랜드로서는 이 경기의 결과가 대단히 중요하다. 코스타리카는 1차전에서 우루과이를 이겼다. D조 4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잉글랜드는 이탈리아가 코스타리카를 잡아주고, 25일 최종 3차전 맞대결에서 코스타리카를 꺾기만을 바라고 있다. 극적인 16강 '경우의 수'를 노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1승1패를 기록중인 수아레스의 우루과이는 3차전 발로텔리의 이탈리아와 맞대결을 펼친다. 악동들의 맞대결, 잉글랜드의 실낱같은 16강 희망과 치열한 경우의 수, '죽음의 조' D조는 지금 뜨거운 살얼음판이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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