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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과 기쁨이 교차했다. 바라던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하지만 경기 최고의 선수라는 영예를 얻었다. 18일 러시아를 상대로 한 손흥민(레버쿠젠)의 월드컵 데뷔 경기가 그렇게 막을 내렸다.
다만 전반 두 차례 기회를 날려버린 것은 아쉬웠다. 손흥민은 전반 10분 하프라인 앞에서 구자철의 패스를 받았다. 드리블 돌파를 했다. 러시아 수비수들은 손흥민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했다. 페널티지역 오른쪽 앞에서 공간이 났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힘이 들어간 나머지 골대를 벗어나고 말았다.
28분 뒤 다시 찬스가 왔다. 페널티지역 왼쪽 대각선 방향에서 박주영의 헤딩 패스를 받았다. 볼을 잡은 손흥민은 개인기로 앞에 있던 수비수를 제치고 공간을 만들었다. 손흥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각이었다. 평소같았으면 오른발로 감아차는 슈팅으로 골을 뽑아내곤 했다. 하지만 역시 힘이 들어가고 말았다. 크로스바를 넘고 말았다. 경험 부족이었다.
손흥민은 "내가 좋아하는 코스로 동료가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들어줬는데 어처구니없는 슈팅을 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특히 두번째 슈팅에 대해서는 "볼이 앞에서 살짝 떠올랐다"며 "사실 발에 힘이 많이 들어간 탓도 있는데 그 때문에 경기에서 1대1로 비긴 게 아닌가 싶다"면 아쉬워했다.
비록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손흥민은 전세계 축구팬들의 머리 속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팬들이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와 트위터를 통해 선정하는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뽑혔다. 손흥민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 평가전에서 우리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는데 응원해준 팬들에게 오늘 조금은 보답한 것 같다"며 "남은 경기에서는 죽기 살기로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