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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터닝포인트 가나전, 3대 키포인트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6-09 07:29


2014브라질월드컵 축구대표팀이 8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의 전지훈련장인 세인트토마스대학교 경기장에서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브라질에 들어가기 전 시차와 고온의 기후 등을 적응하기 위해 마이애미에 훈련캠프를 차린 대표팀은 9일까지 적응훈련을 마친후 10일 가나와 최종 평가전을 마치고 브라질로 떠난다.
마이애미(미국)=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08/

더 이상의 모의고사는 없다.

홍명보호가 아프리카 최강 가나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대표팀은 10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맞붙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7위(한국 57위)인 가나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2대회 연속 8강 진입을 노리고 있다. 아프리카 특유의 탄력에 개인기, 힘까지 겸비한 강팀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튀니지전에서 0대1로 패한 홍명보호는 가나전을 터닝포인트로 삼고 있다. 가나전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성공의 가능성을 점칠 무대다.

불안했던 수비, 안정 찾을까

스포츠조선은 지난 튀니지전에서 홍명보호의 현주소를 점검했다. 당시 공격 파괴력 공수 밸런스 중원 지배력 수비 안정성 벤치 대응력 등을 평가했다. 항목당 최고 수치는 20%로 정했다. 당시 홍명보호는 공격파괴력 13%, 공수밸런스 11%, 중원지배력 18%, 수비 안정성 10%, 벤치 대응력 17% 등 완성도 69%의 불만족스런 평가를 받았다. 홍 감독은 러시아전에 맞춰 팀을 100%로 올려놓겠다고 했다. 마이애미 전지훈련은 나머지 31%를 만드는 작업이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던 수비 안정성이 가나전 키포인트의 첫 손에 꼽힌다. 홍명보호는 마이애미 도착 뒤부터 수비 조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튀니지전에서 드러난 풀백들의 뒷공간 허용, 밸런스 붕괴를 보완했다. 중앙 수비수의 안정된 볼 키핑과 풀백들의 효율적인 오버래핑과 수비에도 신경을 썼다. 상대 공격수들이 볼을 갖고 있을 때 압박 전개 방법과 공간 방어도 점검했다. 지난 7일 자체 청백전에서는 수비라인의 문제를 중점 점검했다. 오른쪽 풀백 김창수(28·가시와)는 "좌우 풀백 중 한 명이 공격으로 올라가는 순간 반대편 풀백이 자리를 지키면서 안정된 흐름을 가져가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기성용(25·스완지시티) 역시 "강한 상대를 만나 실점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그만큼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격패턴에 주목하라

튀니지전에서 공격은 무난한 흐름을 보였다. 박주영(29·아스널) 구자철(25·마인츠) 이청용(26·볼턴) 손흥민(22·레버쿠젠) 기성용 모두 효율적으로 볼을 전개하면서 상대 수비벽을 허물었다. 좁은 지역에서의 짧은 패스와 변화무쌍한 위치 변화가 눈에 띄었다. 기성용의 패스 공급과 박주영의 폭넓은 활동 반경, 이청용의 개인기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골 결정력에선 아쉬움이 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집중력이 떨어지는 문제도 노출했다.

가나전의 두 번째 키포인트는 그간 다진 공격 패턴의 완성도다. 홍 감독은 마이애미에서 중앙에서 출발해 측면을 거쳐 다시 중앙으로 돌아오는 공격 패턴 만들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전체적인 공수의 틀은 갖추되, 위치 변화와 빠른 패스를 통해 공간을 창출하며 활로를 개척하는 방식이었다. 최전방 뿐만 아니라 2, 3선의 공격 가담도 지시했다. 아울러 지동원(23·도르트문트) 김보경(25·카디프시티) 이근호(29·상주) 등 중앙과 측면 모두 커버 가능한 선수들의 활용에도 공을 들였다.


가나의 공격진은 화려하다. 아사모아 기안(알아인) 설리 문타리(AC밀란) 마이클 에시엔(AC밀란) 케빈-프린스 보아텡(샬케) 등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 즐비하다. 수비는 공격에 비해 다소 처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가나전은 마이애미에서 연마한 공격 패턴을 실험하기에 좋은 무대다.

베일 벗는 세트피스

가나전은 홍명보호의 본선 세트피스가 첫 선을 보이는 무대다. 홍명보호는 튀니지전에 앞서 2주 간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발을 맞췄다. 하지만 본선 최대 무기가 될 코너킥, 프리킥을 완성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마이애미 전지훈련 기간 홍 감독은 이틀 간 비공개 훈련을 하면서 세트피스 완성에 총력전을 펼쳤다. 한 차례 공개된 코너킥 훈련마저 취재진에 엠바고(특정 시점까지 보도제한을 뜻하는 언론 용어)를 요청하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운영을 금지할 정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기성용이 세트피스 전담키커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지난 1년 간 홍명보호 세트피스 수행의 첫 번째 주자였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에서도 세트피스 전담 키커로 위력을 발휘했다. 정교한 킥에서 나오는 코너킥과 프리킥 모두 일품이다. 이번 가나전에서 세트피스 전담키커로 그간 갈고 닦은 기량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세트피스시 공격 가담 형태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홍명보호에는 곽태휘(33·알힐랄) 김영권(24·광저우 헝다)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 등 세트피스 득점력이 좋은 중앙 수비수들이 많다. 이들을 활용한 공격 형태가 가나전에서도 펼쳐질 전망이다. 타깃맨 김신욱(26·울산)이 그간 다진 세트피스에 얼만큼 적응했을 지도 관건이다.

준비는 끝났다. 이제 홍명보호의 브라질 신화 창조 가능성을 확인해 볼 때다.
마이애미(미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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