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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민구단은 기업구단과 함께 K-리그를 이끌어가고 있다. 유럽 리그와 비교하면, 기형적이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수익을 발생시키기 힘든 한국축구의 시장 구조상 지자체에 기댈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구단주가 바뀐 시도민구단에서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눈길을 끄는 팀은 클래식 꼴찌로 전반기를 마감한 인천 유나이티드다. 인천은 유정복 새누리당 의원이 송영길 전 인천시장을 제쳤다. 유 당선인은 선거 전 토론회에서 인천 구단의 부채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인천 축구단은 현재 113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4년 만에 부채가 이만큼 쌓인 시민구단은 보지 못했다"며 부실경영에 대해 꼬집었다. 유 당선인은 축구단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챌린지 4강 진출을 노리는 FC안양도 새 안양시장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양시는 가장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던 지역이다. 지난해 FC안양을 부활시켰던 최대호 전 시장이 고배를 마셨다. 이필운 새누리당 의원이 당선됐다. FC안양의 관건은 연간 예산 증가다. 15억원에서 30억원으로 올리는 안건이 안양시에 상정된 상태다. 인수위원회를 꾸린 이 당선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FC도 변화의 중심에 설 전망이다. 권영진 당선인은 7월부터 직무가 시작되면 문영수 단장대행으로 운영되던 대구FC의 새 단장을 뽑는 이사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구고 출신으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권 당선인은 승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이적을 계획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변화보다는 안정과 발전을 모색할 팀들도 많다. 도민구단인 경남FC는 검사 출신 홍준표 당선인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또 다시 축구단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보인다. 강원FC도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재선에 성공, 내년시즌 승격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만수 당선인이 구단주로 활동하게 될 부천FC1995도 축구단 운영에 탄력을 받게 됐다.
2014년 K-리그의 핵심 사업은 지역사회 공헌이다. 지역 자치의 개념처럼 지역구단의 개념도 좀 더 뿌리내리길 바라고 있다. 이 미션은 지자치단체장의 의지에 크게 좌우된다. 이번 선거로 바뀐 지자치단체장들은 '결과물'에 대한 집착보다는 지역 특색을 살린 정체성을 정착시켜 축구단과 관료조직의 방향성 차이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