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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 피를로(35·유벤투스)가 최근 출간된 자신의 자서전에서 소위 '이스탄불의 기적'이 자신에겐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기억이라고 고백했다.
피를로는 "AC밀란 선수들이 보스포러스 다리 위에서 손잡고 뛰어내린 것 같은 경기였다. 경기 후 라커룸에서 누구도 입을 열지도, 움직이지도 못했다"라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며 "불면증과 우울증, 무기력증 등이 속출했다. 우리는 이에 대해 '이스탄불 신드롬'이라고 불렀다"라고 전했다.
이어 피를로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축구다. 그런데 그날 이후 나는 스스로를 축구선수라고 느끼지 못했다. 갑자기 축구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바뀌었다"라면서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거울을 볼 때면, 거울 속의 나 자신이 내게 침을 뱉을 것 같았다. 나는 그저 은퇴하고 싶었다"라고 털어놓았다.
또 피를로는 "잠도 오지 않았다. 눈만 감으면 춤추는 두덱과 리버풀 선수들이 내게 찾아왔다. 머릿속으로 수없이 그 경기를 리플레이했지만, 해답은 없다. 나도, 동료들도 마찬가지"라면서 "이스탄불에서 받은 상처는 영원할 것이다. 지금도 내가 패스 미스를 할 때면 이스탄불의 기억이 떠오른다"라고 덧붙였다.
피를로는 "가장 힘든 순간에서 우리는 교훈을 찾아낸다. 한 가닥의 희망이나 한 줄의 좋은 문장이라도 찾아내기 마련이다. 자신이 겪은 고통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라면서 "나도 이스탄불의 악몽에서 교훈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떠오르는 단어는 오로지 'Fxxx' 뿐"이라며 과격한 심정을 토해냈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