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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선발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시간이 없다. 홍 감독은 외풍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 구상대로 월드컵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면 된다. 홍명보호의 월드컵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최종엔트리 23명이 세상에 나온 후 홍명보호는 다음달 12일 소집된다.
홍 감독의 시계는 러시아전에 맞춰져 있다. 한국은 브라질월드컵 H조에서 러시아(6월 18일 오전 7시), 알제리(6월 23일 오전 4시), 벨기에(6월 27일 오전 5시)와 차례로 격돌한다. 태극전사들이 뛰는 무대는 제각각이다. 유럽과 중동파는 시즌이 막 끝난 상황이다. K-리그를 비롯해 동아시아를 누비는 선수들은 시즌이 한창이다. 개개인별 맞춤형 훈련이 필요하다. 홍 감독은 "모든 선수들의 사이클을 첫 경기 러시아전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러시아에 대한 1차 분석은 끝났다. 네덜란드 출신 안톤 두 샤트니에 코치가 담당했다. 그는 러시아 안지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다. 러시아 통이다. 홍 감독은 "두 샤트니에 코치가 거의 완벽하게 전력을 분석했다. 네덜란드에서 사용하는 분석 시스템을 이용했는데 100% 신뢰하고 있다. 러시아 선수들의 성향이나 경기 흐름에 따른 시간대별 움직임 등을 몇 십 페이지에 걸쳐 정리했다"며 만족해 했다.
6월 10일 마지막 평가전 상대로 가나를 선택한 것도 러시아전을 위한 실험이다. 홍 감독은 "러시아가 지난달 아르메니아와 홈에서 경기한 것을 봤다. 조직력이 좋은 것도 있지만, 짧은 패스 위주로 축구하는 것을 잘 봤다. 동유럽 팀이 하는 플레이가 아니었다"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비슷하리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보면 우크라이나보다는 패싱플레이가 좋은 가나와의 평가전이 더 도움이 될 듯하다"고 강조했다. 선수 전원이 국내파 구성된 러시아는 당시 아르메니아를 2대0으로 물리쳤다
홍명보호는 다음달 12일 첫 담금질에 들어가지만 23명 전원이 소집되지는 않는다. 유럽파의 경우 시즌이 끝난 상황이라 문제는 없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은 5월 18일까지 리그 일정이 이어진다. K-리거 중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5월 14일 이후에야 합류할 수 있다.
브라질월드컵,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 "온 국민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브라질월드컵이 좋은 추억이 됐으면 한다." 홍 감독의 머릿속은 아름다운 마침표 뿐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