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골못넣는 불안 심리, 울산 악순환을 자초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4-16 07:27


울산현대와 호주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의 AFC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 경기가 1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렸다. 울산현대 김승규와 김신욱이 웨스턴 시드니에게 0대2로 패한후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울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4.15/

좀처럼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울산 현대가 깊은 슬럼프에 빠진 모습이다.

울산은 15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웨스턴 시드니(호주)와의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H조 홈 5차전에서 0대2로 패했다.

울산은 2승1무2패(승점 7)를 기록, 16강 진출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22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의 최종전에서 16강 진출을 가리게 됐다.

수비진은 이상이 없어 보인다. 김영삼-김치곤-강민수-이 용으로 구성된 포백 수비라인의 조직력은 괜찮은 편이다. 강한 압박을 통한 협력 수비를 비롯해 한 발 앞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거나 공중볼 장악 능력은 견고하다. K-리그 클래식 8경기에선 4골밖에 잃지 않았다.

문제는 공격진이다. 골넣는 법을 잊은 듯하다. 울산은 득점 빈곤에 허덕였다. 최근 클래식에서 세 경기 연속 한 골도 터뜨리지 못했다. 3월 클래식 5경기와 ACL 2경기 등 총 7경기에서 12골을 폭발시켰던 울산이었다. 그러나 4월이 되자 골결정력이 뚝 떨어졌다. 연속 무득점이 네 경기로 늘었다.

왜일까. 불안한 심리가 악순환을 만들었다. 득점 찬스는 만드는데 방점을 찍지 못하자 선수들이 부담을 가지게 됐다. 이렇다보니 '조민국표 티키타카'가 연출되지 않고 있다. 김신욱의 머리만 쳐다보는 '롱볼 플레이', 일명 '뻥축구'로 전환됐다. 그나마 웨스턴 시드니전에선 잔패스로 공격 전개를 이뤘다. 그러나 시행착오는 길었다. 선수들의 패스워크는 부정확했다. 의미없는 패스도 이어졌다.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 패스워크는 오히려 화를 자초했다. 수비진은 버티다, 버티지 못하고 골을 내줬다.

경기가 끝난 뒤 조민국 울산 감독은 "축구는 90분인데 우리 선수들은 90분을 뛸 체력 준비가 안된 것 같았다. 0대2로 패한 이유였다. 눈에 띌만큼 떨어진 체력적인 문제가 패한 것보다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빈곤한 득점력에 대해서는 "심리 치료를 받으려고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부담감을 안주면서 상황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대처를 못했다. 지금은 선수들을 믿고 기다리는 상황밖에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한편, 같은 날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G조 5차전에선 전북 현대가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에 1대2로 역전패했다. 전반 8분 만에 한교원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전북은 후반 19분과 20분에 사이토에게 두 골을 헌납하며 승리를 놓쳤다. 꼬일대로 꼬였다. 전북-요코하마전에 앞서 열린 멜버른 빅토리-광저우 헝다전에서 멜버른이 2대0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G조의 네 팀이 모두 승점 7점(2승1무2패)을 기록하게 됐다. G조에 배당된 두 장의 16강행 티켓 주인도 광저우-요코하마, 전북-멜버른의 최종전 결과로 결정나게 됐다.

울산=김진회, 하성룡 기자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