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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정상 재등극의 꿈을 꾼 지 꼬박 5년이다.
차분하던 분위기가 흔들린 것은 전반 23분이었다. 김승대가 왼쪽 측면에서 빠르게 연결된 스로인을 수비수 뒷공간으로 침투하며 따낸 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왼발 크로스로 연결했다. 문전 쇄도하던 김재성의 슛이 세레소 오사카 골키퍼 김재성의 손에 맞고 흘렀다. 하지만 문전 정면에 자리를 잡고 있던 이명주가 재차 오른발슛을 연결하면서 포항이 리드를 잡았다.
세레소 오사카는 변수에 울었다. 전반 40분 손준호에게 이어지던 패스를 막던 미나미노 다쿠미가 발바닥을 드는 위험한 태클로 곧바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세레소 오사카 선수단과 란코 포포비치 감독이 강력히 항의했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수적 열세 속에 주도권까지 빼앗긴 포포비치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주포 디에고 포를란을 빼고 수비수 소메야 유타를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3경기서 11골을 넣은 포항의 공격은 거침 없었다. 후반 초반 김승대 이명주가 이끄는 역습으로 세레소 오사카의 골문을 두들겼다. 수비라인 역시 흔들림이 없었다. 일본 대표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명단 후보인 가키타니 요이치로를 완벽히 봉쇄했다. 포항은 후반 20분 16강행 쐐기를 박았다. 문전 침투하던 손준호가 수비수 뒷공간으로 연결된 패스를 잡은 뒤 문전 정면에 서있던 김승대에게 침착하게 오른발 패스를 연결, 김승대가 텅 빈 골문에 오른발슛으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완벽한 공수조화가 오사카의 밤을 수놓았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일찌감치 16강전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포항이 16강에서 만나게 될 상대는 전북이 속한 G조 2위다. G조는 전북을 비롯해 광저우 헝다(중국) 멜버른(호주) 요코하마(일본) 4팀이 모두 승점 7로 혼전 중이다. 피말리는 접전 속에 빠진 상대를 만난 것은 포항에게 행운이다.
오사카(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